백수 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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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사는 건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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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이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다.

그래... 대체, 사는 건 뭘까?

사는 건... 뭘까.

나도 그걸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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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고 일하고 먹고 자고 일하는 게 사는 걸까?

그 사이에 절대 당첨될 일이 없는 ‘꿈’이라는 복권을 슬며시 사서 끼워 넣으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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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꿈이 있었다. 아니 아직도 꿈이지만 앞으로도 그 꿈을 버리지 못하겠지만 그 꿈을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젠장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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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다. 오랜 습작과 노력과 지원 끝에 방송 일을 할 기회를 얻어 대본을 집필했지만 제작사와 투자자의 다툼과 스스로의 심적 갈등, 압박 때문에 나는 스스로 포기하고 튕겨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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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이후로 나는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생산직을 다니는 1년여 간 퇴근 후에는 거의 매일 매일을 소설을 쓰는데 할애했다. 그렇게 장편 소설을 완성했고 그 완성본을 9월 첫 주와 셋째 주에 출판사 12곳에 나눠 투고 해 놓고 지금은 모 연재 사이트에 무료 연재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웹소설 작가가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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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거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투고를 하고선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퇴사를 하겠다고 설쳤다. 그러자 조장님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 하는 붙잡음 대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쏘 쿠~울하게 사직서를 건네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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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글이면 아마 한 달 내로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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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주가 지났지만 그 어느 출판사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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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 추석 연휴가 껴서 그렇지 뭐. 말일 정도에는 연락이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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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말일 즈음에는, 다음 주에는 연락이 올까?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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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첫 번째 자식이어서 그런지 다달이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지 않으면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이 멍청한 나란 작가 지망생 女(+받침 ㄴ)은 출판사에서 오케이~ 연락이 오지도 않았 는데 퇴사~를 실행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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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가 일주일 남았다.

엄마의 얼굴에선 짜증과 분노가 이글거리고 아빠의 얼굴에선 절망감이 감돈다. 나는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해 어제부터 부랴부랴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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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회사들이 다 하나같이 주 6일 근무인 것이냐!

어쩜 다 하나 같이 월급이 120~150 사이인 것이냐!

한국은 나라 자체가 워커홀릭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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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써서 먹고 살고 싶었다. 언제쯤이면 내 꿈이 담긴 복권은 긁어질 것이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그것이 당첨이 되어 돈을 손에 쥘 수 있을까. 아니 바악박 쓸어 담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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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높고 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코딱지보다도 더 작다는데 그 작은 지구 안에 사는 개미 코딱지보다도 더 작은 나의 마음은 뭐가 이리도 美친년 널뛰기 하듯 갈팡질팡하고 조울증 걸린 나무늘보처럼 축 쳐져 있는 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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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도 현실과 꿈 사이에 오도카니 서서 성공한 내 미래라는 망상으로 간신히 호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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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내 불안한 감정의 첫 번째 고백을... 즐겨보던 유머 사이트 고민란에 남긴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