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내고향 길가엔
민들에 질겅이가 파란 손을 들고 흔들어댄다
지금쯤 내고향 동산엔
찔레꺽어 껍질 벗겨 먹던 동무가 있었다
지금쯤 내고향 들녁엔
자운영 빨간 얼굴이 들녁에 가득 차 있다
지금쯤 내고향 산골엔
진달래 할미꽃이 작은 아이들을 반겨준다
지금쯤 내고향 냇가엔
버들피리 꺽어 불던 쬐끔한 음악가의 연주가 있었다
지금쯤 내고향 계곡엔
가재잡고 마늘 된장국 끌여먹던 친구가 잇었다
먼산 뻐꾸기울고 밤부엉이는 왜그리 서글픈가
저녁 해질녁엔 기러기 꾸륵대며 날아가고
석양진 산판엔 송아지 엄마찾아 이리뛰고
초가 굴뚝에 하얀 연기 피어 오르면 고향은 고요속으로 사라진다
시인 촌놈 (이광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