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만드는 사람들

담임목사 곽수관

이번 주 4월 13일(수)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이미 사전투표가 진행되었고 각 당과 후보자들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인간이 할 모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림)의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국이 선거운동으로 온종일 떠들썩하고 언론은 시간마다 선거 소식으로 안방을 달구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선거를 바라보고 참여해야 할까요?

국회의원은 이 나라의 법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매일의 삶은 의식하든 못하든 수많은 법과 규정들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교통신호에서부터 교회의 건물 하나를 건축하는 일까지, 아니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보호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것과 다음 세대가 꿈을 펼치며 살아갈 나라의 미래에 이르는 모든 것들이 법을 통해 설정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국회의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국회의원 한 사람이 나의 인생과 국가의 미래를 홀로 결정할 수는 없지만, 그 한 사람들이 뜻을 합하면 어떤 법이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그 한 사람을 뽑는 선거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동성애를 둘러싼 입법 논쟁에 휩싸여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에서 누가 어떻게 살아가든 개인의 자유와 인권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일견 매우 바람직한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삶도 똑같은 “인권”으로 국가의 보호를 받게 되고 그런 삶이 잘못된 것이라 가르치는 자는 처벌을 받게 함으로써, 이 나라를 동성애의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더구나 이런 법이 제정된다면 남자들의 상명하복 사회인 군대에서 우리의 아들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겠습니까? 성경의 시각에서 동성애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둘이 하나가 되어 가정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며, 소돔과 고모라와 가나안 족속들을 하늘의 심판으로 멸망 받게 만든 무서운 죄악입니다. 특히 남자 동성애는 에이즈(AIDS)라는 치명적인 질병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혹자는 동성애는 생리학적으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도록 태어난 숙명이라고 의학적 연구를 들어 항변하지만, 또 다른 연구들과 동성애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증언은 그것이 인간의 잘못된 탐욕이 빚은 비정상적인 죄악의 결과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에 빠진 사람들도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이 필요한 전도와 섬김의 대상으로 교회가 품어야 합니다. 하지만 동성애는 분명 치유 받고 고침 받아야 할 비정상입니다.

이런 법을 만들 수 있는 자도, 그런 법을 폐기시킬 수 있는 자도 국회의원들입니다. 어떤 법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이 사회의 현재와 미래의 방향이 결정되고, 결국 나와 우리 자녀들의 삶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죄를 죄라 말할 수 없고 이단을 이단이라 주장할 수 없다면, 북한을 찬양하고 국기를 흔드는 행위도, 결혼의 순결과 가정을 파괴하는 간통죄도, 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받게 된다면, 우리의 후세대는 엄청난 혼란과 이기주의의 탐욕의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나라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라,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나라로 든든히 세울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또한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은 자신만이 우리 지역의 경제와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온갖 공약을 내어 놓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인들의 이러한 무책임한 포퓰리즘(populism)에 이미 지쳤습니다. 그리고 당장 우리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이 국가적으로는 무서운 지역이기주의에 빠지고, 무책임한 적자경영을 가져오고, 국가의 균형 있는 발전과 미래를 가로막는 걸림돌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아도 정작 그 일을 이룰 수 없거나 이룸으로써 도리어 국가공동체나 다음 세대에 큰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투표를 통해 가려내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좀 희생하고 인내하더라도 진정으로 국가와 후세대를 위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세워야 합니다. 후보들의 번지레한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들을 사랑하여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최근 여당의 집안싸움과 야당의 밥그릇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에는 정치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마저 자리 잡고 있어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의 삶에 대하여 큰 애착이 없어서인지 정치에 무관심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희망을 갖고 찍을 사람이 없다 할지라도 누군가는 국회의원이 되어 이 나라의 법을 좌우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삶과 우리 자녀들의 미래는 그들의 손에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정말 하나님의 뜻을 이룰 좋은 지도자가 세워지도록, 우리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눈을 부릅뜨고 그중에서라도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최선의 사람이 없더라도 최악의 사람이 뽑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누가 동성애를 찬동하고 누가 이슬람을 이 나라에 끌어들이려 하는지, 여기에 그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우리가 인터넷에서 조금만 노력을 해본다면 그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은 일단 세워진 권세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세우셨음을 인정하고 그 권위에 순복합니다(롬13:1). 그렇기에 우리는 기도하며 최선의 선택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당시의 대제사장과 빌라도의 권세에 순복하여 묵묵히 십자가를 지셨던 주님, 그러나 세상의 권세 아래서도 하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생명을 내어놓으셨던 주님을 바라봅니다! “예수 닮게 하옵소서! 본이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