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총회 교육대회

곽수관 목사

지난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전국의 교회 교육 관계자 대표들 450여명이 함께 경주에서 2016 총회 교육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교회 교육, 절망에서 건져내다”라는 주제가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그만큼 현재 교회 교육의 현실이 절박한 위기 상황임을 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신 교단이 장년공과를 개발(1957)한 지 만60주년, 그리고 전국주일학교연합회가 설립된 지 50주년이 되는 지금, 총회 교육원과 리더들은 심각한 절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1995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마이너스 성장, 그와 함께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와 반기독교적 정서 등으로 주일학교는 눈에 띄는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를 말없이 떠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silent exodus) 교사들은 급속히 고령화 되고 있습니다. 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 이후 한동안 사회를 리드해 오던 한국교회는 급변하게 발전하는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 채, 길을 잃고 방화하거나 도리어 세상 문화를 무분별하게 좇아가는 세속화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교회 지도자들의 부끄러운 추락은 성도들의 본이 되지 못하는 삶과 함께 세상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의 발흥과 동성애 이슈와 이슬람의 유입은 한국교회에 엄청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혁과 성장을 위한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해마다 줄어가는 예배 출석과 주일학교의 현실, 예배 시간에도 초점을 잃은 채 졸고 있거나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정말 교회 교육이 절망의 늪에 빠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번 2박3일 동안 교회 교육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과 특히 학교 현장, 그리고 가정과 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장 사역자들이 함께 기도하며 머리를 맞대고 변화와 대안을 모색했던 이번 교육대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시고 지금도 절망에서 도리어 놀라운 부활의 능력을 나타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희망을 노래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 모두가 주의 언약을 버리고 하나님을 떠났다고 절망하며 낙심하는 엘리야 선지자에게, 하나님께서는 바알 우상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칠천명을 남겨 두었다고 하셨던 것처럼(왕상19:18), 이 시대에도 다음 세대를 믿음으로 세우기 위해 몸부림치는 깨어있는 사람들과 교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선두교회도 그 중의 하나인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때때로 우리에게 고난과 위기의 때를 주시는 것은 “절망의 늪”에 빠져 좌절하고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지난날을 돌아보는 냉철한 자기반성, 본질을 회복하는 뼈를 깎는 연단,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으라는 사랑의 채찍이기도 합니다. 한국교회도 기복신앙과 성장주의에 빠져 교만과 구태에 안주해 왔던 것을 회개하며, 더욱 성경적이고 본질적인 교회 건강과 갱신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아니, 벌써 그러한 운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강한 신앙교육은 교회 혼자서가 아니라, 가정(학부모)과 함께, 그리고 학교와 지역사회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1주일 168시간 중에서 겨우 1시간 남짓을 머물다 가는 교회의 현실로는, 대부분의 시간들을 학교와 학원, 그리고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에 휩쓸려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어렵습니다. 어릴 때부터 온통 대학입시와 진로를 위한 지나친 경쟁주의로 인해, 학교는 내일을 꿈꾸며 비전을 찾고 친구 관계를 통해 사회성을 배워가는 곳이 아니라, 학원보다 못한 곳, 친구 아닌 경쟁자들과의 전투 현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부모들의 결단 없이는 우리 자녀들의 현실도 미래도 바꿀 수 없습니다. 다행히 다양한 대안학교 운동, “쉼이 있는 교육,” “좋은 교사 운동” 등 뜻있는 몸부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휴일 학원 휴무제도 법제화되어질 전망입니다. 자녀들을 학교로 학원으로 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자녀들의 행복과 미래를 위한 학부모들의 진지한 관심이 정말 필요합니다.

신앙교육도 자녀들을 교회에 보내기만 하는 것으론 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정말 무엇을 생각하고 믿고 있는지, 인격적인 신앙에 바로 서 있는지를 자녀들의 연령에 맞는 가정예배의 회복을 통해 늘 확인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참으로 예수를 닮은 주님의 제자로, 매사에 본이 되는 신실한 성도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주일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과 교사들과의 연대도 필요합니다. 교회도 이젠 하나님의 말씀과 모든 시대를 위한 구원의 복음을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전하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합니다. 자신의 구원뿐 아니라 거대한 골리앗과 같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사들로 자라가게 해야 합니다.

전도의 골든 타임은 어릴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입니다! 청라채플은 작년 6월부터 주일학교 사역을 거의 맨땅에서 시작했고 교육관도 따로 없지만, 올해 1월부터 독립시킨 유아유치부를 포함하면 만1년이 지난 지금 벌써 35명 이상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중등부 이상의 아이들을 하반기부터라도 독립시키고 싶지만 교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변 상황이 열악한 석남성전의 교육부서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 인천의 고등학교 입학생이 작년에 비해 약3,000명이 줄었다고 합니다. 이는 입학정원 300명인 학교 10곳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출산의 쓰나미로 더 많은 주일학교도 문을 닫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도 교회 밖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모두가 절망하는 위기의 때라도 깨어있는 건강한 교회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이번 교육대회에 참석한 교역자들이 자신의 부서에서 시급히 준비해야 할 변화를 모색하자고 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성도님들의 계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