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전도봉사(담양 애령교회)를 다녀와서...

최석제 목사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선두교회의 자랑이자 26년간 이어온 좋은 전통인 ‘농어촌전도봉사’ 활동을 하나님 은혜와 온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 가운데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지난 날 청년시절에 경험했던 봉사활동의 추억이 아련히 그려졌습니다. 다소 피동적인 형태의 수련회 못지않게 보다 능동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청년들의 마음에 사랑과 열정과 은혜를 풍성히 경험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비록 서투른 솜씨지만 마을의 잡초제거, 독거가정의 도배나 전기 보수, 마을 아이들을 위한 성경학교나 청소년 수련회 등의 사역을 하였는데, 지금도 특별히 기억나는 감사와 보람이 있다면 마을 어느분의 말씀입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이 신경 못쓰고 내버려둔 잡초들을 도시 청년들이 와서 제거해주고 마을이 깨끗해지니 참 고맙구먼..” 한번은 비로 물을 많이 머금은 좁은 논 흙길에 자동차로 새참을 싣고 가는데 그만 자동차 한쪽이 스르르 논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기울어졌습니다. 경운기를 빌려 가까스로 차를 끌어냈지만 논의 일부가 훼손된게 못내 죄송했습니다. 그러나 그 논 주인의 말씀인즉, “아, 청년들이 봉사하러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수고하는데 이런 것쯤은 괜찮아~” 여름에 다녀오고 나면 다음 여름까지 우리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그리워 어느 토요일에 몇 명이 자체로 렌터카를 빌려 그곳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 기쁨의 재회와 신앙의 교제를 나누고 다음날 주일 본교회 예배시간까지 맞춰 열심히 달려오던 그 시절 추억은 지금도 제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살아있는 역사가 되었습니다.

지난날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세월이 흘러 교역자로서 선두교회 농어촌전도봉사를 담당하며 함께 하게 되었는데, 두 해의 경험은 저에게 봉사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매우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전문 기술력으로 농어촌교회당과 사택의 열악한 시설환경을 개선해주고, 마을주민을 위해 봉사하며 전도하는 활동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사역의 전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는 선두교회에서 부교역자로 계셨던 최준옥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담양 애령교회가 선정되었고, 봉사팀 위원장 김선웅장로님, 총무 김철웅집사님을 필두로 모든 대원들이 담임목사님과 당회, 온 성도들의 전폭적인 후원과 격려 속에 사전모임과 기도회를 가지며 힘써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크게 강조하며 우리의 마음을 모았던 것은 우리의 봉사활동이 단지 교회당 보수, 개선에만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주 목적이 ‘선교봉사활동’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여 금번 봉사방향의 목표를 ‘농어촌교회가 생존할 수 있도록 부흥할 수 있는 여건조성’으로 세우고, 그에 대한 사역방향을 ‘①적극적인 전도활동 ②마을주민과 친해지기 ③교회당 예배환경 조성’으로 정하고 그에 따라 준비와 진행을 해 나갔습니다.

먼저 7/24(주일)~26(화) 동안 선발대(공사조) 15명이 가서 비지땀을 흘리며 교회당과 사택 여러 부분의 보수, 개선 작업을 힘써 했고, 그로 인해 더욱 깨끗하고 단정한 시설로 탈바꿈하였습니다. 그 토대 위에 본대가 7/31(주일)~8/3(수) 동안 지휘조, 전도조, 봉사조, 취사조, 예배조, 지원조로 나눠 봉사와 섬김, 영적전투의 현장에서 힘을 쏟았습니다. 저는 3박4일간 본대와 함께 하며 사역스케치를 해 보았습니다.

<1일차> 주일오후 모든 짐을 차량에 적재하고 식사 후 오후 6:40 경에 출발하여 10:40 경에 5대의 차량이 순차적으로 애령교회당에 안전히 도착하였습니다(첫날 출발인원-어른25, 학생4). 짐을 하차하고 주방과 조명시설 등의 기초작업을 완료하니 12:30 경이 되었고, 잠자리를 마련하는데 첫날 밤 담양의 밤하늘은 수많은 별들로 수놓아 아름다웠습니다.

<2일차> 아침을 알리는, 교회당 앞에 넓게 펼쳐진 논의 볏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과 함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새날의 기지개를 펴며 기도로 둘째날을 열었습니다. 지난밤의 기초작업에 이어 각 조별로 흩어져 장소세팅과 활동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지휘대장 장로님의 오늘 일정과 지휘 말씀을 들으며 각 조별로 활동이 개시되었습니다. 봉사대원들의 양식과 영양을 책임지는 취사조는 시간시간마다 아주 질 높은 식사와 간식으로 풍족함을 주었고, 전도조는 차량으로 흙먼지 날리며 여러 마을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에게 복음과 교회초청을 했고, 봉사조(이•미용,맛사지,네일아트)는 많은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변신을 제공해 드렸고, 지원조는 선발대 공사 이후 남은 보수작업을 작업반장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땀방울 뚝뚝 흘리며 감당했습니다. 강렬했던 태양빛도 서서히 내려앉고 예배조의 진행으로 하루의 모든 피로를 다 씻을듯한 힘찬 찬양과 함께 저녁예배가 시작되었는데, 수년 동안 애령교회에서 공을 들여왔던 마을주민 한분이 오늘 전도조의 방문과 초청으로 함께 예배에 참여하여 모두 더 큰 기쁨과 감사를 가졌습니다.

<3일차> 새벽기도로 새 아침을 열며 오늘도 각 조가 역할을 따라 열심히 달렸습니다. 점심 나절엔 서경노회 농어촌부 소속 목사님들이 봉사 현장을 방문하여 대장 장로님의 탁월한 브리핑과 주위를 둘러보고는 감탄하며 한 수를 배우셨습니다. 오후엔 어제 먼저 담양에 도착해 계셨던 원로목사님과 오늘 출발해오신 담임목사님과 여러 장로님들이 함께 하심으로 큰 격려와 위로가 되어 주셨습니다. 저녁엔 원로목사님을 강사로 모시고 애령교회 1일부흥회를 가졌는데 70여명의 회중이 함께 한 가운데 9명의 마을주민이 초청되어 온 큰 결실과 기쁨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열매를 꿈꾸며 우리가 농어촌전도봉사의 일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각인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4일차> 오전에 각 조별로 마무리를 지으며, 대미를 장식할 마을잔치가 교회본당에서 열렸습니다. 이때 급조된 영구악단이 마을주민이 오실 때마다 흥겹게 맞아주었고 식사 중이던 본당에서 즉석 ‘런치쇼’를 가지며 잔치의 흥을 더하였습니다. 마을 어느분의 말씀이 “교회 댕기는 사람들도 저런거 하네잉~”

술이 아니라 성령에 취하며 복음의 기쁨 가운데 살아가는 성도들의 봉사와 섬김, 흥겨운 한마당을 보며, 담양 응용리의 마을마을 많은 주민들이 인생의 진정한 기쁨과 구원의 길로 나아오고, 애령교회가 더욱 힘있게 성장해가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