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통곡
곽수관 목사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참담합니다.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질책은 어디까지일까요? 이젠 목사의 아들까지 나서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로 하나님을 조롱하고 교회를 비웃고 있습니다. 단순한 안티(anti-Christian)가 아니라 교회가 낳은 아들의 참담한 반역이요 자기부정입니다. 온갖 욕설과 쌍스러운 표현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찬송가를 패러디해 가면서 저질스러운 웃음으로 하나님과 교회와 예배를 모독하고 있습니다.
그가 국민의 대표로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되었고, 비록 낙선은 하였지만 투표자의 44.2%인 36,083명이 그에게 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또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만약 그에 대한 노인들과 여성들의 분노가 함께 가세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는 당당히 이 나라의 국회의원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새누리당도 민주통합당도 아닙니다. 정치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한국교회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의 목사로서 선거가 끝나기 전에는 차마 쏟아낼 수 없었던 비통한 심정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그 사람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깨우쳐 주시는 한국교회의 현실이요 우리가 함께 통곡해야 할 우리의 실상이기 때문입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는 말씀을 따라 살아가려는 우리 교회에게는 더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자라 여호와를 알지 아니하더라... 이 소년들의 죄가 여호와 앞에 심히 큼은 그들이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함이었더라” (삼상2:12,17, 개역). 구약 사사시대 말기의 이스라엘 교회는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당시의 대제사장 엘리의 아들들은 제사장이었지만 여호와께 드리려는 제물을 가로채고 회막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을 겁탈할 만큼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는 “불량자(벨리알)”였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에게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삼상2:30)고 경고하셨고, 결국 돌이키지 못했던 엘리의 가문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은 한 목사의 아들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낳은 아들입니다. 한국교회의 어른들이 온갖 명예와 탐욕에 눈이 어두워 싸우며 타락해갈 때 우리의 아들들은 스스로의 신앙을 조롱하며 교회를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냥 제정신이 아닌 한 개그맨의 철없는 쇼라고 넘어갈 순 없습니다. 하나님과 교회를 조롱하는 그의 말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열광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하나님은 “목사의 아들 돼지”를 통해 조롱과 수치를 친히 당하고 계시는지, 그의 그 상스러운 막말을 통해 하나님은 무엇을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계시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를 통해 한국교회와 우리의 미래를 경고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통곡하며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정말 뼈아픈 통곡과 회개로 잃어버렸던 교회와 하나님의 영광을 다시 되찾게 할 것입니다. 목회자들부터, 그리고 뜻있는 모든 성도들이 재를 뒤집어쓰고 금식하며 회개해야 할 때입니다. 정말 심각하게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서 하나님 앞에 서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들이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 칭찬과 존경을 받는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죄악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이 일에 우리 선두교회가 앞장 서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