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목회칼럼>

곽수관 목사

 

 온 나라가 갑작스럽게 한 공직자의 스캔들로 떠들썩해졌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을 모시고 수행한 고위 공직자가 공식 행사가 아직 진행되는 시간인데도 여성 인턴과 술자리를 같이 한 것만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심각한 직무유기인데, 거기에 성추행까지 저질렀으니 온 나라가 흥분할 사건입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에 알려지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개 사과를 하게 될 만큼, 이는 국제적인 대망신이요 낯을 들 수 없는 창피한 일입니다.
 북한의 핵위협이 첨예한 중에 한미수교 60주년을 맞으며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방문하여 온 나라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던 자리에서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저는 사건 자체가 한동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해이된 기강과 지도자들의 안이한 의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전형적인 사건이라 생각하니 더욱 큰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는 안 새랴?” 하는 속담처럼 그러한 술자리와 성추행의 관행이 국내에서 얼마나 일상적으로 이루어졌으면, 남의 나라에서 대통령을 수행하는 현장에서까지 생각없이(?) 저질러질 수 있었겠습니까? 국내에서는 그러한 관행들이 권력과 돈의 힘으로 힘없는 “을(乙)”을 아무 소리 못하게 억누를 수 있었는데, 그게 그만 너무 습관이 되어버려 이번에 미국에서 큰 코를 다치게 된 것이겠죠.
 저는 이번 사건이 부디 우리나라의 공직자들의 자기 관리와 윤리 의식을 깨우는 “반면교사”가 되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선진국가는 돈이 많고 경제력만 높다고 되는 것이 아니듯 나라의 공직자는 학벌이나 능력만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술 몇 잔만 하면 자기 딸 같은 여성을 성희롱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통령을 대변하고 우리나라를 대변하는 공직자로 국민들이 날마다 TV 화면에서 보아야 합니까? 그러한 행태가 그동안 공직사회에 자리 잡고 있던 관행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국가적 망신을 계기로 확실히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덧붙여 국가를 대표하는 고위공직자들이 대통령을 수행하는 일에도 그토록 제멋대로 행동하고 안이한 자세를 갖고 있다면, 늘 북한의 위협과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시달려야 하는 국민들은 과연 그런 정부를 믿고 살 수 있겠는지, 정부와 청와대가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일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다시 한번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경고의 나팔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설마 술자리와 성추행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부끄러운 일은 없겠지만, 한국교회의 지도자들도 자신의 개인적/인간적인 욕망과 방종(안이함)으로 하나님의 종으로서 자신이 서있어야 할 자리와 힘써야 할 사명을 망각하고, 명예와 금권 선거와 동봉투 문화와 대접받는 일에 익숙해져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 종종 있어 왔습니다. 우리도 깨어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넘어질 수 있고 언젠가 모든 사람 앞에 부끄러움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씀합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베드로전서5:7-8). 모든 성도들이 늘 세상의 삶에 긴장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임해야 하겠지만, 영적 리더들에게는 더욱 더 긴장감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사탄과 세상의 공격과 유혹이 많고 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욕망과 게으름으로 영적인 안이함에 빠지지 않도록 늘 깨어 긴장하고 삽시다! 남편도 아내도 긴장감이 사라지면 추해지는 것처럼, 예배도 찬양도 섬김도 헌신도 건강한 긴장감이 없으면 아름다움이 없어집니다. 진정한 평안함은 깨어있는 긴장감 속에서만 누릴 수 있습니다. 예배도 좀더 긴장하며 드립시다! 우리 성도님들의 깨어있는 모습이 우리의 베스트들에게 뭔가 세상과는 다른 빛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새생명축제>를 앞둔 마지막 한 주간, 더욱 더 깨어 빛으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