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하나님과 함께 우리는 34명이었습니다!”

지하 700m에 갇힌 33명이 69일 동안을 생존해 있다가 전원이 구조되었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기적과 감동의 드라마가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일어났고, 칠레의 국민들은 물론 온 세계가 숨을 죽이고 그 장면을 지켜보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하여 세계의 각종 최첨단 장비들과 과학 기술들이 동원되었습니다. 그들을 구조하려는 칠레 정부와 세계 시민들의 의지와 기도가 맺은 결실이기도 했습니다.

지하 막장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갇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우리 모두의 인생 속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태어나는 아들들을 나일강에 던져야 하는 최악의 노예 생활에 있던 애굽의 히브리인들, 전진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홍해 앞의 이스라엘, 말도 통하지 않는 이방 땅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이방의 감옥에서 2년을 갇혀 지낸 요셉, 7배나 더 뜨겁게 달군 풀무불에 떨어졌던 다니엘의 세 친구들, 굶주린 사자들의 굴에 던져진 다니엘, 깜깜한 밤 풍랑 속에서 침몰하는 배에 갇힌 제자들, 제자들의 배신 속에서 짊어져야 했던 주님의 십자가, 지하 감방 속에서 그 몸이 차꼬에 채인 사도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기막힌 일들이 성경 인물들의 삶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들의 삶에도 찾아올 수 있는 절망의 막장을 딛고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을 이번 사건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놓았던 것은 “공동체”였습니다. 탄광의 붕괴로 단 이틀 분의 비상식량밖에 없이 갇힌 지하 갱도는 33명이 서로 자신만 살아보려는 아비규환의 지옥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같이 살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들은 공동운명체였습니다. 자기만을 생각하고 자기의 욕망대로만 살아보려는 이기주의가 득세했다면 그들은 공멸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33명이 각자가 가진 은사와 능력을 따라 역할을 분담하면서 공동체를 세워갔습니다. 위생 담당, 운동 담당, 게임과 오락 담당... 서로 격려하고 서로 돌아보면서, 공동체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면서 함께 살아남게 된 것이 감동의 드라마입니다.

죽음의 상황을 생명으로 바꾸는 기적 속에는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Luis Urzua, 54)의 “희망의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과 단절된 죽음의 막장을 질서와 규율의 공동체로 세우고, 깜깜한 땅 속에서도 밤과 낮을 구분하고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지키게 했습니다. 구조의 가능성조차 알 수 없었던 처음 17일 동안 48시간마다 주어지는 참치 통조림 두 스푼과 우유 반 컵으로 배고픔을 참아내게 했습니다. 그 깊은 땅 속에는 33명이 만들어낸 사랑과 희망과 노래가 있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적당한 작업과 운동, 절망을 이겨내기 위한 게임도 있었습니다. 우르수아의 카리스마와 유머가 곁들인 리더십과 그들의 순종은 69일 동안 죽음의 공포를 이기고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간 강력한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동의 드라마가 가능했던 것은 바벨론의 죽음의 풀무불 속에서 다니엘의 세 친구들과 함께 하셨던 분이 그들 중에 함께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신과 함께 34명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진정한 희망의 끈은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함께 기도했고 성경책을 읽으며 하나님의 희망을 붙잡았습니다. 그들이 갇힌 곳 지하 700m에 놀랍게도 그들에게 필요한 산소가 있었고 마실 물이 솟았습니다. 17일만에 세상과 연결되어 자신들의 생존을 알릴 수 있었고, 마침내 69일만에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 긴 날들을 가족들이 기다리며 기도하던 캠프의 이름은 “희망 캠프(Camp Hope)”였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그들이 희망을 놓지 않았을 때, 온 세상은 그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고 온갖 기술과 장비들과 기술자들로 그들을 도왔습니다.

완전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모든 불가능의 상황 속에서도 기적을 꿈꿀 수 있는 것은 요행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인내하며 기다리며 내일을 준비하게 하는 것은 믿음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믿음으로 기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십니다! 우리에겐 그 믿음, 그 기도가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