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에... 열정의 사람
담임목사 곽수관
지난 주간까지 <복있는사람>과 함께 큐티를 하고 있는 분들은 사도행전을 묵상해 왔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십자가의 복음이 어떻게 엄청난 핍박과 고난을 이기고 온 유대와 사마리아를 넘어 이방인들에게로 전파되어 갔는지, 곳곳에 교회들이 세워지고 수많은 영혼들이 어둠에서 빛으로 하나님께로 나아오게 되었는지, 사도들을 통한 성령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놀라운 역사의 끝자락에 오늘 우리가 있고 한국교회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사도 바울의 열정(passion) 앞에 감동과 큰 도전을 받습니다.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하려 함에는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던 사람! 환난과 핍박이 기다리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렸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었기에 죽기를 각오하고 예수님처럼 예루살렘을 향한 십자가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 자신의 생명이 걸려있는 재판의 자리에서도 자신을 위한 변론이 아닌 오직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으로 가슴이 뜨거웠던 사람... 감옥에 갇혀서도, 난파선 위에서도, 자신의 살 길보다도 모든 상황을 복음 전할 기회로 삼았던 사람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가 회복해야 할 참 신앙의 모습은 바로 열정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 내 신앙생활의 열정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믿고 섬기는 하나님은 그냥 하나의 악세서리처럼 내 삶에 추가되는 분이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고 섬겨야 할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는다면, 그 하나님이 전능하신 하나님이며 내 인생의 주인이시고 나의 아버지이심을 믿는다면, 천국과 지옥이 있고 영생이 있음을 믿는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그냥 미지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된 신앙은 십자가 복음에 대한 열정,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사랑하는 열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선두교회 4월의 주제는 “오직 복음!”인데 열정 없는 복음은 복음이 아닙니다.
지난 주간 당회원부부수련회를 통해 선두교회의 영적 리더들이 이러한 열정을 회복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번 중직자 선출에도 이런 열정을 가진 일꾼들이 선출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우리 모든 선두 가족들이 이렇게 불꽃처럼 타오르는 열정적인 성도들이 되기를 사모합니다. 지난 화요일 교단의 선교사후보생들을 위한 특강에서도 이런 열정 있는 선교사가 될 것을 당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바울 같은 열정의 목회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시고 십자가에 죽게 하시기까지 우리를 구원코자 하신 하나님의 열정이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온 산과 들을 헤매며 결국은 그 양을 찾아 우리에 있는 아흔 아홉 마리보다 더 크게 기뻐하며 잔치를 베푸시는 선한 목자 되신 예수님의 열정 때문에 그 “잃은 양”이었던 내가 구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종려주일을 시작으로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우리의 마음이 그 사랑의 열정으로 다시 불타오르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고백이요 우리를 향한 그분의 열정입니다! 그 열정에 우리도 응답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만찬을 통해 그 사랑을 먹고 마시는 감격과 행복과 새 살을 향한 결단으로,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기도와 찬양으로, 공동체를 위해서는 서로 발을 씻기는 헌신으로, 그리고 세상을 향해서는 영혼 구원의 열정으로 뜻깊은 한 주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새벽 미명에도 주님의 무덤을 찾는 열정의 사람들이 부활의 주님을 만났습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을 옮길 대책도 없었지만 오직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 하나로 새벽을 깨웠던 여인들이었습니다. 성경은 온통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열정이 빚어내는 구원의 드라마와 그 열정에 응답한 믿음의 사람들의 열정이 만들어가는 믿음의 스토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역사도 130여년 전 조선을 찾았던 선교사들의 열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땅에 사랑하는 자녀들과 남편과 아내를 묻어가면서도 지칠 줄 몰랐던 그들의 열정 때문에 오늘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열정을, 아니 우리 하나님과 십자가 예수님의 열정을 이어가야 합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이 나라, 긴박한 전쟁의 위협 속에 있는 이 땅을 살릴 수 있는 것은 하늘을 향해 부르짖는 성도들의 열정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다시 기다리며 한국교회의 부활, 아니 우리 신앙의 부활을 다시 갈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