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중직자 선출

담임목사 곽수관

2016년도 중직자 선출이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3월 20일의 예비투표에 이어 27일의 공동의회를 통해, 유효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은 분들로, 장로 1명, 안수집사 3명, 권사 5명이 선출되었고, 안수집사 취임자 2명, 권사 취임자 3명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분들은 교단 헌법의 규정에 따라 앞으로 6개월 이상 당회의 지도하에 준비와 훈련의 과정을 거쳐 고시에 합격하면 올해 11월쯤 임직식을 하게 됩니다. 본 교회 중직자 훈련과정인 <바울 아카데미>는 상반기에는 <경서신학원>의 중직자 과정에 12주 동안의 위탁 교육을 시행하고, 하반기에는 본교회 자체 훈련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이번 중직자 선출은 본래 목표했던 장로 5인, 안수집사 15인, 권사 30인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1,0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3분의 2 이상인 670여표를 얻는 것이 정말 기적 같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기적의 주인공들이 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일 것입니다. 이번 중직자 선출 과정을 보며 우리는 오직 주님만이 교회의 머리가 되시며, 교회의 직분은 아무나 원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하여 준비되었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니라”(막10:40) 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뜻대로 주시는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지난 주일 저녁에 피택자 부부가 모여 감사예배를 드리면서, 우리의 직분은 오직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것임을 고백하며 평생 겸손과 감격으로 헌신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특히 이번 주간 고난주간을 지내면서 주님의 고난을 둘러싼 대제사장들과 본디오 빌라도의 모습을 묵상하며, 직분이 얼마나 무겁고 중한 것인지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그 직분 때문에 큰 죄를 짓고 망하게 된 사람들입니다. 세우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 직분을 잘 감당한 자들은 “착하고 충성된 자”로서 칭찬과 상급이 주어지지만, 그 직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자들은 더 큰 심판과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두렵고 떨림으로 직분을 대해야 하고 또 직분자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고전4:1-2).

이번 선출 과정은 교역자들의 광범위한 자료 제출(장로 대상 38명, 안수집사 대상 49명, 권사 대상 117명)을 바탕으로 당회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회가 예비후보를 교회 앞에 추천하였고, 온 교우들이 예비투표를 통해 최종후보를 확정하여 최종투표에서 3분의 2이상의 득표자를 뽑았습니다. 1차 투표에 당회가 예비후보를 장로 15명, 안수집사 16명, 권사 50명으로 압축하기까지, 심사위원회는 예배, 훈련, 공동체 생활, 봉사(사역), 헌금생활 등 각 항목을 점수화하여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주일성수와 십일조생활, 두날개 훈련, 목장 참여 등은 본 교회 중직자들에게는 필수적인 항목으로 여러 차례 공고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든 0점이 발생하면 탈락되도록 했습니다. 또 공예배 참석도 주일오후예배, 수요예배, 새벽기도회 참여까지 일일이 점수화했고 봉사와 헌금생활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조사하여 점수화했으며, 심사위원 개인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원들의 점수를 모아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물론 사람의 평가와 판단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교회는 최대한 객관성 있는 평가를 통해 넉넉한 예비후보를 교회 앞에 추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의 모든 기준 설정과 진행 방식은 어떻게 정하든 누군가에게는 더 유리해지고 다른 이에게는 좀 불리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선출 과정에서도 피할 수 없는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하고 온 성도들이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하나님의 뜻이 나타나게 됨을 믿습니다. 1,000여명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음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모두가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회는 또 이번 선출을 돌아보며 다음을 위한 좀더 온전하고 효과적인 선출 방법을 찾아갈 것입니다.

저는 중직자 선출 과정에서 표출되는 성도님들의 힘든 마음들을 보며 함께 힘들어 하면서, 내가 만약 목사가 아닌 평신도였다면 나는 어떠했을까를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는 주인이 각각 종들의 재능과 형편에 따라 맡기신 것이었습니다. 다섯 달란트를 맡은 종이 주인의 사랑을 더 받는 것도,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이 주인에게 인정을 못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주인이 맡기신 것은 한 달란트도 결코 작은 것일 수 없습니다. 한 달란트를 맡아야 할 종이 다섯 달란트를 맡게 된다면 감당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은 도리어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지상 교회의 모든 성도가 다 장로가 되고 권사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모두가 그런 직분을 받아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불평과 섭섭한 마음 자체가 아직 내가 준비되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것 아닐까요? 직분을 귀중히 여기지만 그 직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신앙...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감사함으로 섬기는 신앙으로 우리 모두가 성숙하기를 기도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