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北海道)도에 확장되는 하나님 나라

담임목사 곽수관

저는 지난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신삿포로성서교회(New Sapporo Bible Church)에서 모인 고신세계선교회(KPM) 이사회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북한 땅이 끝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비슷한 위도 상에 위치하여, 우리나라보다 약 한달 반 정도 늦은 초봄 날씨로, 1400m 고지의 높은 산은 아직도 절반이나 흰 눈으로 덮여 있었으나 곳곳에는 생생한 봄의 향기가 물씬했습니다. 교회에서 멀지 않은 한 공원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매화꽃들이 한창이었습니다. 하루 두 번 인천에서 삿포로로 직항기가 운행되고 있고 곳곳의 안내문에는 한글도 눈에 띄는 걸 보니 한국 관광객들이 적지 않은가 봅니다. 도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주 깔끔하고 조용하고 평온해 보였습니다. 인구가 200만 정도 된다는데도 잘 정돈된 거리에는 자동차들 외에는 왕래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기 어려울 만큼 한적했으나 수면 아래서 꿈틀거리는 부지런하고 예의바른 일본인들이 느껴졌습니다.

신삿포로성서교회는 1985년에 저희 교단 선교부로부터 파송받은 박영기선교사 부부가 세워 목회하고 계시는 현지인 교회로 매주일 150여명이 모이고 있습니다. 지난 32년 동안 한 선교사로부터 시작된 하나님 나라... 신삿포로성서교회를 통해 쿠사로 나자노교회, 분교다이 레인보우교회, 모이지다이 오아시스교회, 시로이시 메구미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곳곳에 신사(神宮)가 세워져 있고 800여 귀신들을 섬기는, 복음화율이 매우 낮은 일본이지만 하나님은 일본을 사랑하시고 역사하고 계심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저희는 레인보우교회와 오아시스교회를 방문하였는데, 레인보우교회는 KPM 김주환선교사 부부(2007년 파송)가 신삿포로성서교회 성도 20여명과 함께 주변에 위치한 3개 대학의 젊은이들을 주대상으로 하여 개척한 활기찬 교회였습니다. 아름다운 교회당을 세우고 불교 주지가 소유주였던 땅을 구입하여 깔끔한 주차장을 마련하는 동안 성도들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크고 놀라운 역사에 감사했습니다, 해마다 3월이면 졸업하고 직장을 따라 일본 각지로 흩어져가는 젊은 교인들을 보내야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또 새로운 입학생들을 전도하고 양육하여 일본 곳곳에 하나님의 일꾼들을 심어가는 일로 젊은 선교사 부부는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최근 이 교회에서 복음을 듣고 졸업하여 가까운 지역에 취업해 있던 6명의 젊은이들이 마음을 모아 교회가 없는 유배지에 새로운 교회를 세워서 자체적으로 예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달에 한 주일은 선교사가 직접 가서 섬기고 있었습니다. 선교로 세워진 교회가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고, 그 교회가 또 다시 교회를 개척하는 일본의 사도행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오아시스교회는 신삿포로교회가 개척을 시작하여 최근 넓은 건물을 구입하여 리모델링하고 바로 지난 4월 24일 헌당예배를 마친 새 건물이었습니다. 이 교회는 예배실 곁에 주변의 노인들을 위한 실버홈(Silver Home)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도 역시 신삿포로성서교회가 20여명의 교인들을 파송하여, 마침 일본에서 자라나 미국에서 목회하고 은퇴하신 한인 목사님 부부를 사역자로 세워 그 지역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고 있습니다. 이 교회의 구입과 건축 과정에서 2천만엔 정도의 자금이 부족했는데, 아직 교인이 되지도 않은 한 주민이 교회가 하는 선한 일에 감동을 받아 1천만엔(약 1억원)을 헌금하는 일도 있었다니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역사에 놀라울 뿐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맞이한 첫 새벽(5/10 화요일)에 평생 처음 일본어로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물론 그 다음부터는 박영기 선교사님의 통역이 절대 필요했습니다... 42년전 고등학교 때 2년간이나 배웠던 일본어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고 “슈 예수오 신지 나사이!” (주 예수를 믿으세요!)-- 이영순전도사님이 가르쳐준 말도 외워야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 20여명의 일본인 성도들이 북해도에서 새벽제단을 쌓고 있었습니다! 새벽기도회는 강대상이 아니라 설교자가 책상을 놓고 성도들과 마주 앉아서 인도하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성도들의 새벽 찬양이 얼마나 우렁찬지... 화요일 저녁에는 15명 정도의 가스펠팀이 모여 찬양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중학생부터 78세의 할아버지까지(대부분은 젊은 여성들) 온 몸을 흔들며 열정적으로 “할렐루야”를 외치는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중 4명만 교인이었고 나머지는 아직도 구도자였습니다!

저는 지금 인천으로 귀국하는 하늘에서 이 칼럼을 쓰면서 제자대학 훈련 중에 함께 보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동영상의 주인공을 생각합니다. 일본과 특히 북해도(Hokkaido)를 가슴에 품고 평생을 하나님께 드린 한 선교사의 헌신이 얼마나 많은 역사를 이루고 있는지... 일본을 사랑하기엔 왠지 불편했던 마음을 이제 접고, 겸손하고 간절한 모습으로 말씀을 들으며 기도하고 찬양하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일본을 위해 기도합니다. 북해도의 그 아름다운 땅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나라이며, 그곳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도 주님께서 피 흘려 구속하신 천하보다 귀한 영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