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곽수관 목사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 (신15:11)

지난 4월 30일 연합여전도회가 주축이 되고 산하 모든 여전도회들이 마음을 합해 이웃사랑을 위한 바자회를 열었고, 수익금을 포함하여 각 여전도회와 성도님들의 정성어린 찬조 등이 모아져 총22,740,000원을 이웃사랑위원회에 기탁하였습니다. 바자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저는 이번 기금으로 우리 지역사회를 위한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금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우리 지역에는 소년소녀가장이나 편부모·조부모의 보살핌 아래에서 자라가는 학생들이 많고 최근에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많이 유입되어, 그들을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으로 양육해야 할 필요성이 많았습니다. 또 <선두실버대학>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과 함께, 많아지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과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꿈과 희망을 갖지 못한 채 방황하는 다음 세대를 사랑으로 섬길 수 있는, 우리 교회의 보람찬 사역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에는 <지역아동센터>가 대부분 개척교회와 같은 어려운 교회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가며 선교적 차원과 재정자립의 목적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마음이 있어도 선두교회가 그분들의 사역을 빼앗는 것이 될까봐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부 정책이 바뀌어 <지역아동센터>는 2년 동안 정부 지원 없이 모범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는 곳만 정부가 지원하게 되면서, 최소한 2년을 자체 재정으로 운영할 수 있는 큰 교회만이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 지역에 지역아동센터가 더 필요하다면 선두교회가 감당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석남2동 주민센터와 서구청에 상황 파악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담당부서로부터 우리 지역에는 현재 지역아동센터가 공급과잉 상태라는 공식적인 답변이 왔기 때문에 <지역아동센터>의 꿈은 접어야 했습니다.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가 열심히 하고 있는 사역을 저희 교회가 빼앗아 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당회에서는 이번 바자회 기금의 집행에 대하여 50%는 긴급구호와 같은 대외적이고 공식적인 이웃사랑을 위해, 다른 50%는 우리 지역과 교회 안팎의 이웃사랑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큰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일차적으로 얼마 전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구마모토 지역에서 선교하고 있는 총회(KPM) 선교사인 배동렬선교사의 히까리노모리성서교회에 200만원과, 최근 실버 홈(Silver Home)과 함께 새로 세워진 삿포로 박영기선교사의 오아시스교회(5월 15일 주보 참조)에 1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사실 일본이 지진 피해를 입었다 해도 우리보다 경제적 여건은 더 나은 나라입니다. 또 지진 피해에 대한 물적 지원은 이미 충분하다고 들었습니다. 저희의 지원은 일본이라는 기독교 선교의 불모지에서 교회를 세우고 있는 선교사들에 대한 지원입니다. 일본은 인구가 1억2천7백만이 넘지만 기독교인은 50만명 정도로 3.9%밖에 되지 않고, 아무리 가도 교회는 찾아보기 힘들고 800만 우상을 섬기는 신사(산당)들이 있을 뿐입니다. 구마모토 지역의 유일한 한국 선교사가 저희 교단의 배동렬선교사인데, 그가 개척한 히까리노모리성서교회는 이번 지진에 임대해 쓰던 건물이 벽이 갈라지고 훼손되어 예배의 장소로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그동안 교회에 가장 적대적이었던 주민이 이번 지진으로 인한 큰 어려움 속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사랑으로 섬기는 선교사님과 교회의 모습에 마음이 열려진 것과, 그 교회가 소속된 일본 교단이 주도하여 이번 기회에 자체 예배당을 마련하기로 결의하게 된 것입니다! 지진으로 인한 뜻밖의 재난을 통해서도 도리어 크고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일본 교단과 선교 파트너인 우리 교단이 힘을 합하여 지진으로 폐허가 된 구마모토성에 새로운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고, 저희 교회가 그 일부분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교회는 이미 150여 목장을 통해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지속적으로 섬기고 있기 때문에(연간 약8,000만원 규모), 바자회에서 모아진 이웃사랑기금을 지금 모두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우리나라나 지구촌에 우리의 긴급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고, 또 교회 안팎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은 그 내용을 다 밝힐 수도 없습니다. 이웃사랑위원회가 엄격한 자체 규정에 따라 최선을 다해 이웃사랑 사역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성도님들의 헌신과 기도로 모아진 기금은 꼭 필요한 곳에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가난한 자와 어려운 이웃들은 언제든지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그들을 돌아볼 마음을 주시고 정성어린 손길을 모아 주셔서 섬길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매주 목장 헌금을 통해 이웃사랑 실천운동에 힘껏 동참해 주시고, 인격적인 섬김으로 그들을 돌보시는 모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마25:3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