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목회 칼럼 2011-08-07>                                                      곽수관 목사

사명 따라 살다 가는 아름다운 인생

최근 1주일을 사이에 두고 영국에서는 올소울즈교회(All Soul‘s Church)의 존스토트(John Stott)목사님이, 그리고 한국에서는 온누리교회의 하용조목사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두 분 모두 복음으로 한 시대를 움직여 오신 하나님의 종들이었습니다.

존스토트목사님(성공회 사제, 90세)은 미국의 빌리그래함목사님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복음주의” 운동을 이끌어 오신 존경받는 목회자요 신학자요 선교학자였습니다. 1974년 복음주의 선교와 신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던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 스위스)의 기초를 놓으신 분으로서, 사회와 시대에 무관심한 채 성경의 문자적 적용에 치우치는 “근본주의”와는 다른 복음주의의 입장을 재천명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영혼 구원과 경건 생활을 강조하는 개인주의적인 영성과 선교를 뛰어넘어, 복음주의의 지평을 교회의 사회적-시대적 책임을 강조하는 실천적 영성으로 확장시켜 균형 잡힌 기독교를 확립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신 분입니다. 그의 신학과 설교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늘의 삶에 적용시키는 “제자도”를 강조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젊은이들과 지도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오직 한길>(아가페),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두란노), <그리스도의 십자가>, <진정한 기독교>, <현대 사회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IVP), 그리고 그의 마지막 저술인 <제자도>(IVP) 등 그가 남긴 많은 책들은 그가 추구했던 신앙과 삶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의 가르침과 설교는 모두에게 자애로움과 친절함을 잃지 않았던 목회자로서의 삶과 인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용조목사님은 65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하나님 곁으로 가셨지만, 한국교회에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사역의 열매들을 남기신 분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 “Acts 29”의 사도행전적인 교회를 꿈꾸며, 자신이 목회하시던 온누리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와 세계 선교를 위해 열정과 꿈을 안고 헌신해 오셨습니다. 1985년에 개척한 온누리교회는 결코 대형교회를 꿈꾸지 않았다지만 현재 약 75,000여명 교인으로 국내외에 9개의 성전과 25개의 비전 교회를 둔 한국의 대표적 교회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는 한국 교회의 복음주의 신앙 운동을 이끌어 온 지도자일 뿐 아니라, 뜨거운 선교적 열정으로 1,22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였습니다. 그는 온누리교회를 개척하기 전에 연예인교회를 세웠을 만큼 문화 선교 사역에 대한 비전을 갖고, 한국에 기독교 문화를 정착시키고 그 지평을 넓혀 가는 데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두란노서원”과 CGNtv를 통한 광범위한 문서-문화 선교, “생명의 삶”을 통한 온국민 QT운동, 그리고 경배와 찬양 운동 등으로 한국교회를 일깨우는 데 기여했고, “러브 소나타” 집회는 일본 등지에 한류를 통한 선교 운동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했던 대학생 시절부터 여러 가지 질병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혀 최근까지 일곱 번이나 암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그는 육체의 연약함조차도 하나님이 주신 “가시”로 승화시키며 하나님께 더 깊이 나아갔습니다. 그가 건강의 고비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온누리교회 개척을 비롯하여 그의 사역에 더 놀라운 새 지평이 하나씩 열리게 된 것은 “약할 때 강함”이 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였습니다.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 꿈을 만들었고 나누었고, 한국교회에 꿈을 주었던 사람, 이제 하나님의 품에서 영원토록 아름다운 삶을 누리시니, 그 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 목사님을 통해 너무나 많은 일을 이루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천국환송예배에서 이동원목사님).

두 분 목사님은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아쉬움 속에서 존경과 사랑을 가득 받으며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사명 따라 살다가 하나님 앞에 승리자로 서신 분들”입니다. 그들의 삶을 이끌어 왔던 것은 하나님께 받은 사명이요 비전이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꿈꾸던 사람들, 그리고 그 꿈과 비전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심어주며 불처럼 일으켜 주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마지막은 슬퍼하기보다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우리도 남은 생애를 그들처럼 “이 땅에 하나님의 꿈을 열어가는” 열정과 사명의 사람으로 살다가 승리자로 하나님 앞에 서기를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