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행복할까요?
곽수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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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린이날, 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아침부터 교회 앞마당에서는 <어린이 축제>가 한창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모처럼 해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5월의 하늘 아래에서 꽃처럼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1923년 일제 식민 통치의 그늘 밑에서도 방정환 선생을 비롯한 “색동회”가 어린이날을 제정하여 민족의 희망을 불어 넣으려 하였지만 1938년 일제는 어린이날까지도 빼앗아 갔습니다. 해방 후 1946년 5월 5일 국가건국준비위원회가 이 날을 되찾아 지금은 국정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1년 내내 어린이 날이어야 할텐데, 그나마 이렇게 정해 놓은 날이라도 없으면 언제 마음껏 소리치며 깔깔거리고 놀아 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요?-- 이 질문 앞에서 우리 모든 어른들은 자신이 없습니다. 작년 어린이날을 앞두고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천410명에게 '2011 한국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를 주제로 벌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어린이ㆍ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65.98점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OECD가 각각 2006년과 2003년에 실시한 똑같은 내용의 조사 연구와 비교 분석했을 때 OECD 23개국 중 최하 점수를 나타냈습니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이나 낮고, OECD 평균(100점)에선 34점이나 모자랐습니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주관적 건강'과 '학교생활 만족도' '삶의 만족도' '소속감' '주변 상황 적응' ' 외로움' 등 6가지 영역에 대한 응답률을 수치화한 것입니다. <연합뉴스 2011-05-04>
반면, 한국의 어린이ㆍ청소년은 교육성취도와 생활방식을 측정하는 '교육'(127.8) '행동과 생활양식'(129.3) 항목에서는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유일하게 주관적 행복지수에서만 꼴찌입니다. 고등학생들은 더 심각합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행복한가?”란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우리나라 고교생 비율은 2006년 13.7%를 기록한 데 이어 2011년엔 11.7%로 더 낮아졌습니다. 2006년 같은 질문에 “매우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이 일본은 32.3%, 중국은 39.1%로 한국보다 3배가량 높은 것을 감안하면 충격입니다. 2007년 “생활 전반에 만족하는가?”란 질문에 “매우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은 한국이 16.4%로, 일본(28.5%)보다 낮았으며 2011년에도 17.8%에 불과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우리나라 초교 4학년은 '가족'을 꼽은 학생이 54.4%로 가장 많았고, 건강, 자유, 친구, 성적, 돈 등의 순이었으나 고학년이 되면서 '가족'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돈'이라고 답한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고2 때는 '가족'과 '돈'이라 답한 비율이 24.8%, 25.2%로 거의 비슷해졌으며, 고3 때는 '돈'이라고 답한 학생 비율이 26%로 가장 높았습니다. 너무나 슬픈 현실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며 희생하는데 정작 그들은 행복하지 못하다면 우리의 희생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성경은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Sons are a heritage from the LORD, children a reward from him. 시127:3)이라고 합니다. 그들을 행복하게, 그리고 하나님이 쓰실 귀한 기업으로 키우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요 가장 소중한 직분입니다.
우선 성적과 물질적 성공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우리의 자녀교육의 가치관을 바꾸어야 합니다. 부모가 원하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와 비전에 따라 하나님께서 뜻하셨던 인생으로 살아가게 해야 합니다. 그들이 하늘의 하나님을 인생의 목자요 진정한 아버지로 모시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축복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가족들의 사랑과 격려와 보살핌 속에서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누리게 해야 합니다. 이제는 어른들이 원하는 삶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어른들이 어린이들로부터 배우며 살아야 합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막10:15). 우리가 어린아이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 내 가슴은 뛰논다 / 나 어려서 그러했고 /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니 / 나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 바라건대, 내 생애의 하루하루를 / 그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William Wordswor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