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소비자입니까 생산자입니까?
곽수관 목사
크리스천들이 과연 “소비자”인가, “생산자”인가를 묻는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존 미클렛바이트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는 <God is Back>(하나님의 귀환?)이라는 책에서 미국교회의 상태를 “하나님은 디즈니(Disney)화 되고 크리스천들은 세상의 빛(light)이 아니라 너무 가볍게(light) 상품화 되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소비자형 신자들로 가득 찬 교회는 그들의 요구에 맞추어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에 바쁘고, 목회자들은 회중들의 끊임없는 욕구를 채워주기에 지쳐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소비자 교인들이 이렇게 교회의 상품과 서비스를 즐기기 원할 때, 하나님이 디자인하셨던 건강한 교회, 세상에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상을 진리와 생명의 길로 이끌어 가는 교회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도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비자 신자들이 원하면 예배의 시간과 횟수도 줄이고, 설교도 듣기 좋게 바꾸고, 교회생활에 부담과 희생이 적고 최대의 만족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교회가 인기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하는 설교는 죄에 대한 회개와 올바른 삶을 향한 가르침보다는 축복에 대한 약속에 치우치게 됩니다. 교인들은 자신의 욕구에 맞는 교회를 찾아 쇼핑을 합니다. 십자가의 복음은 변질되어 가고 교회는 은혜와 축복만을 사모하는 거대한 영적 소비자 집단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실 때에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blessing)이 될지라”(창12:2)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복을 많이 받는 사람이 되게 하시겠다는 뜻이 아니라, 옛날 번역이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고 했던 것처럼, 우리의 삶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복이 되는 존재가 될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복의 통로”가 되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우리를 먼저 축복하십니다. 하지만 그 전에 하나님은 먼저 하나님을 따르며 순종하는 순종과 믿음의 삶을 요구하십니다. 또한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복은 곧 섬김과 나눔을 통해 세상을 복되게 하는 “사명”입니다!
우리는 소비자 크리스천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이 나의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주기를 원하는 것은 초신자의 모습입니다. 성숙한 성도는 내가 은혜 받고 축복받을 것을 원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신실한 성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회가 나의 욕구와 필요를 채워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주님의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구원의 은혜와 축복과 은사로 교회와 이웃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섬길까를 생각합니다. 이것이 세상의 복이 되는 생산자 크리스천의 모습입니다. 이런 성도들의 존재는 교회를 건강하게 하고 세상을 행복하게 합니다.
극소수의 성도들만이 힘써 일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방관자나 소비자로 존재하는 교회는 건강할 수 없습니다. 비록 숫자가 많다 하여도 비만에 걸린 병든 교회입니다. 교회에 와서 받아가고 얻어갈 것만 생각한다면 나는 소비자입니다. 내가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 그리고 이웃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한 모퉁이를 담당하고 있다면 나는 생산자입니다. 생산자들이 함께 모인 교회는 서로에게 복이 되고 세상에도 복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들로 가득 찬 교회는 일하는 극소수는 지쳐 탈진하고 선교의 비전은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벧전4:10) -- 하나님은 우리 모든 성도들이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새해를 준비하면서 저는 모든 분들이 교회의 어느 구석에서든 생산자의 삶에 동참하기를 기대합니다. 찬양 사역, 각급 주일학교 사역, 구역장 사역, 전도, 주방 봉사, 주차, 안내, 음향-영상-컴퓨터 실력, 관리 기술, 청소 등등 모든 곳에서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될 동역자들이 필요합니다. <2014 사역지원서>를 참조하십시오. 모두가 생산자가 될 때, 우리와 세상이 함께 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며, 하나님의 교회는 사명 공동체로 건강하게 성장해 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