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메르스(MERS)의 공포?”

곽수관 목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된 일종의 중동 감기가 전국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뉴스 채널은 거의 온종일 메르스 특집을 다루고 있고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든 메르스 이야기로 뜨겁습니다. 정치 이슈도, 세월호 참사를 겨우 이기고 일어서던 경제도, 각종 문화 행사들도 다 삼켜버렸습니다. 치료를 위해 찾던 병원은 메르스의 온상지로 변한 것 같아 아파도 병원에 갈 수조차 없고 열이 나거나 기침이라도 한다면 왕따를 당해야 합니다. 때아닌 무더위 속에 전국이 심각한 감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메르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으로, 감기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 MERS-CoV)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현재로서는 낙타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르스 발병자는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6월 10일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1,288명으로 파악되었는데, 그중 1,088명이 사우디아라비아, 나머지 200명이 24나라에 흩어져 있는데 한국이 107명입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실입니다.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온 세계를 통틀어 1,288명이 앓은 질환인데, 한국은 지난 5월 20일 첫 확진자 이후 3주만에 확진 126명에 격리자가 3,800명을 넘어서고 있고, 아직도 얼마나 더 큰 위기로 발전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가난한 나라도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일부러 의료 원정을 오고 있는 의료 선진국인 한국의 이 특이한 현상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저는 그 와중에 지난 월요일(8일) 서울 어느 병원 응급병동에서 누군가의 간호를 위해 하룻밤을 지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한 채 분주히 움직이는 의료진들과 두려움으로 병실을 오가는 환자와 보호자들 속에서도 마음은 평안한 채 하나님을 향한 질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참새 한 마리의 생명도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 안타까운 이들의 고통을 왜 돌아보지 않으시는지, 물속의 물고기들과 공중의 새들을 움직이시는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그냥 두시는 건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왜 이 나라에 이토록 계속 시련을 주시는지...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 왕 다윗이 말년에 그 마음이 교만해져서 하나님 앞에 범죄했을 때, 그 나라에 전염병이 발생해 7만명의 백성들이 죽는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다윗의 눈물의 회개와 새 마음으로 드리는 결단의 예배를 받고 나서야 하나님께서 그 재앙을 그치게 하셨습니다. “이에 여호와께서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매 이스라엘에게 내리는 재앙이 그쳤더라”(삼하24:25). 솔로몬 왕은 성전을 봉헌하면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만일 이 땅에 기근이나 전염병이 있거나 곡식이 시들거나 깜부기가 나거나 메뚜기나 황충이 나거나 적국이 와서 성읍을 에워싸거나 무슨 재앙이나 무슨 질병이 있든지 막론하고 38. 한 사람이나 혹 주의 온 백성 이스라엘이 다 각각 자기의 마음에 재앙을 깨닫고 이 성전을 향하여 손을 펴고 무슨 기도나 무슨 간구를 하거든 39.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며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오니 그들의 모든 행위대로 행하사 갚으시옵소서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심이니이다”(왕상8:37-39).

메르스의 확산을 보면서도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메르스가 아니라 하나님임을 잊지 맙시다! 우리가 씨름해야 할 대상은 궁극적으로 메르스라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우리의 생명도 사회의 미래도 움직이고 계시는 하나님이심을 잊지 맙시다! 마스크를 하고 손을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의 백성들이 “각각 자기의 마음에 재앙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회개하고 기도하는 것이 재앙을 멈추게 하는 진짜 해결책이 아닐까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도 바로 세워지지 못했던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새로워지려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회복되고 회개의 기도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한국 교회와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일에 우리 선두 공동체가 선두에 설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