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목회 칼럼 2011-06-26>                                                       곽수관 목사

맥추감사절

다음 주일은 2011년도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맥추절(the Feast of Harvest)은 구약 시대 3대 절기 중 하나로 모맥을 거두고 나서 지키는 절기였습니다(출23:16). 유월절 후 7주를 지나 50일 만에 지키는 절기여서 칠칠절, 또는 오순절이라고도 하며(출34:22) 첫 수확에 지키는 절기여서 초실절이라고도 합니다(출34:22). 이 날에는 성회가 공포되고 노동이 금지되었습니다(민28:26). 남자들은 할렐 찬송(시113-118편)을 부르며 잔치와 가무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절기는 신분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모두 지켜야 했습니다(신16:11).

농경 사회에서 첫 추수를 시작하며 지켰던 감사의 절기가 오늘 우리 도시 교회의 성도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지키지 않는 교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너희는 맥추절을 지키라”(출23:16) 하신 데에는 우리를 위한 깊은 뜻이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는 맥추절을 맞아 감사를 더 깊이 배워야 합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은혜도 행복도 모릅니다. 만족도 기쁨도 없습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언제나 부족한 마음으로 불평하며 원망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성도들이 비록 광야의 길을 가면서도 감사를 알고 실천하기를 원하셔서 때대로 감사의 절기들을 지키게 하셨습니다. 절기를 맞을 때마다 잊었던 감사의 마음과 삶을 회복해야 합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사실 모든 것이 은혜요 감사의 제목들입니다.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된 것이 감사하고, 천국의 소망과 궁극적인 승리를 믿으며 사는 것이 감사하고, 지금가지 베풀어주신 은혜와 축복이 감사하고, 아침에 눈을 뜨게 하심으로부터 삶의 모든 부분들이 감사 아닌 것이 없습니다. 잊혀졌던 감사가 회복될 때 기쁨과 찬양이 회복되며,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행복하게 됩니다.

둘째로, 맥추절은 출애굽을 거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언약을 맺은 때이기도 합니다. 애굽의 노예로 소망 없이 살던 그들이 유월절 축제와 함께 구원받고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을 향해 가는 백성이 되었는데, 이제 시내산 언약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정체성과 삶의 기준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워진 것을 기념하는 절기가 되었습니다. 맥추절의 이러한 의미는 바벨론에 포로가 된 후에야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율법을 무시하고 살다가 하나님의 채찍에 맞고 나라를 잃고 보니, 말씀의 소중함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자신들의 사명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율법의 근본 정신은 감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감사가 없다면 아직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 아닐까요? 불행히도 광야의 이스라엘은 그런 상태였으며 결국 축복의 땅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의 인생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감사는 율법의 근본이기도 합니다. 감사에서 출발하지 않는 율법은 성경이 가장 경계하는 율법주의요 형식주의요 외식이며 거짓 복음입니다. 복음의 말씀은 감사로부터 출발합니다. 감사가 없는 예배는 참 예배가 아니며, 감사가 없는 헌신은 아무 것도 아니며, 감사가 없는 순교는 순교가 아닙니다. 감사는 광야와 같은 세상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믿음의 백성임을 증거하는 강력한 복음 메시지입니다. 범사에 언제나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셋째로, 맥추절은 신약의 교회가 시작될 때 성령께서 약속대로 강림하신 성령강림절(오순절)이기도 합니다. 성령님이 충만하게 임하심으로 무기력하고 두려워하던 제자들은 세상이 감당 못할 담대한 증인들로 변화되었고, 이 땅에 하나님의 꿈을 열어갈 강력한 신앙 공동체인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성령의 강림을 이 맥추절에 맞추셨다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감사가 있는 곳에 성령이 임하십니다! 감사가 있는 마음, 감사의 고백이 있는 가정, 감사의 예배가 있는 교회에 성령님은 충만하게 임하셔서, 우리를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시킵니다.

2011년 맥추감사절이 다시금 우리의 삶을 하나님 앞에 바로 세워, 감사와 행복이 회복되고, 말씀과 성도의 정체성이 회복되며, 성령의 충만함으로 변화되는 축복의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