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월드 2011-07>                                                                               곽수관 목사

여름 장마

올해는 봄을 음미할 여유도 없이 여름 더위가 일찍 시작되더니 장마도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얼마나 많은 비가 쏟아질지 요즘은 기상 변화가 많아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오는 장마이지만 농부들의 마음이 염려와 걱정으로 조마조마 한 것을 보면 도시민들의 불편함 정도는 불평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여름 장마는 북쪽에서 형성되는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남쪽에서 올라오는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의 역학 관계 속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겨울 동안 하와이 방면으로 물러나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여름이 가까워짐에 따라 점차 서쪽으로 그 세력을 확장하여 6월 말경이 되면 한반도 남쪽 해상에 그 모습을 나타냅니다. 한편 오호츠크해는 겨울 동안 얼음으로 덮여 있다가 봄이 되면 녹기 시작하고, 시베리아대륙으로부터 눈 녹은 물이 흘러들기 때문에 대륙에 비하여 10℃ 가까이 온도가 낮아 찬 공기가 머물러 있게 되므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형성됩니다.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은 온도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두 고기압 사이에 뚜렷한 전선(前線)이 생기고, 또 서쪽으로 뻗어 나온 북태평양 고기압으로부터 불어 올라오는 남서기류와 상층의 북서기류 사이에 수렴대가 형성되는데, 이 전선과 수렴대가 장마를 몰고 오기 때문에 보통 장마전선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세력이 아직 약한 6월 중순경에는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물러 있으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화됨에 따라 점차 북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장마가 오고 태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는 지상의 모든 현상들은, 사실 보이지 않지만 저 높은 하늘 위의 물리적 원인들에 의해 우리의 삶에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살다 보면 어느 날 우리의 삶에 태풍이 불어 닥치고 장마도 오고, 때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지진이 일어나고, 차가운 눈보라가 앞길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내 인생에 생기는가 하며 의아해 하지만, 이 땅의 삶에 나타나는 모든 일들을 “우연”이라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땅의 인과 관계로 다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보이는 땅의 일들은 보이지 않는 하늘의 원리에 의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그 모든 원리를 만드신 창조주가 있습니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By faith we understand that the universe was formed at God's command, so that what is seen was not made out of what was visible.)” (히브리서11:3). 보이는 현상을 망원경과 현미경을 동원하여 분석하며 설명하는 것은 과학이지만, 그 과학을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장마 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릴 때, 태풍이 만들어져 비바람이 몰아칠 때, 뜨거운 여름의 태양이 우리를 힘들게 할 때, 기억하십시오!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며 보이지 않는 하늘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압을 움직이시고 태풍의 진로를 정하시는 분, 보이지 않는 땅속의 지각판을 움직이시고 마그마를 분출시켜 지진과 화산을 일으키시는 분, 우리 인생의 보이지 않는 요인들을 움직이고 계시는 창조주가 계심을... 여름 장마는 우리로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움직이고 계시는 그분을 깨닫도록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시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