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목회칼럼>
사순절(四旬節, LENT)
곽수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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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은 예수님의 부활 직전의 40일 동안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초대교회로부터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특별한 절기들이 지켜졌으나 40일 기간으로 공식화된 것은 니케아공의회(325) 때부터입니다. 40이라는 숫자는 모세와 엘리야, 특히 예수님의 광야 금식 기도 일수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초기 그리스도 교회에서는 이 재기를 매우 엄격하게 지켰는데, 하루에 한 끼, 저녁만 먹되 채소와 생선과 달걀만 허용되었습니다. 9세기에 와서 이 제도가 약간 완화되었고, 13세기부터는 간단한 식사를 허용하였습니다. 기도와 절제로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십자가의 삶을 실천하려고 했던 본래의 의미가 중세교회에 와서 금식·고행 등 인간적인 의와 공로를 내세우며 미신화 되자, 종교개혁자 칼빈은 이를 폐지하기까지 하여, 개신교에서는 종려주일부터 시작되는 마지막 1주간만 고난주간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까지 주일을 뺀 40일을 계산하는데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로부터 시작됩니다. 2012년은 4월 8일이 부활주일이므로 우리 교회가 다니엘성회를 진행하던 지난 2월 22일(수)부터 사순절이 시작된 셈입니다. 사순절의 첫날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의미로 재를 이마에 발랐기 때문에 “재의 수요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렇든 사순절은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우리 대신 모든 고난과 저주를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에 묻히신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주님께 기도하고 감사하며, 자신의 죄와 허물을 회개하고 자백하며, 나아가 주님의 그 희생과 사랑을 세상에서 실천하려는 구제와 선행으로 주님의 길을 따르려는 성도들의 노력이었습니다.
특히 교회는 이 기간 동안 세례지원자들을 받아 교육하고 훈련하는 기간으로 삼았는데, 그 중심에 주님의 십자가가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영어로는 사순절을 “렌트(Lent)”라 하는데 그 의미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통해 온 인류에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과 만물의 소생을 강조합니다. 즉, 사순절은 단순히 주님의 수난을 기념하는 과거적 의미만이 아니라, 주님의 부활과 승리를 준비하는 소망의 의미, 미래적 의미도 내포하는 절기인 것입니다.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바로 받아들이고 깨닫지 못하면 주님의 부활의 복음과 그 능력도 바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활주일까지 남아 있는 4주간을 주님의 십자가의 사랑과 은혜를 더 깊이 묵상하고 감사하며, 자신의 죄와 부족함을 기도로 참회하고 혹은 금식하며, 밀알처럼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구제와 선행에 힘쓰는 기간으로 삼는다면 매우 은혜롭고 복된 체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경건생활이 율법적인 것이 되거나 자신의 의와 공로를 자랑하는 것이 된다면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습니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조용하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의미 있는 기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선두교회는 특히 이번 사순절에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온 몸과 피를 다 주신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누리고 감사하기를 원하며, 그 작은 실천으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하신 표어대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을 더 많은 이웃들에게 나누어 저들의 어둠을 빛으로 변화시키는 사랑 운동입니다. 우리의 몸은 뇌사상태에서는 심장, 간, 신장 2개, 각막 2개, 췌장, 폐장 2개 등 최대 9명에게 새 삶을 안겨줄 수 있고, 각막은 죽은 후 6시간 안에만 이식해도 앞을 보지 못하는 2사람을 보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줌의 재로 없어지기 전에 여러 사람들에게 새 삶을 나눠주고 가는 것이 우리가 세상을 떠나며 실천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일이 아닐까요? 기도로 준비하여 4월 1일(주일)에 자원하는 분들이 장기기증서약을 하려고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주님의 희생과 사랑을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는 은혜가 임하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고난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 더 놀라운 부활의 영광이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만이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