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갖는 당회원 수양회는 선두교회를 이끌며 섬기는 지도자들로서 평소에 나누기 힘든 동역자 의식과 사랑의 교제를 하나님이 주신 자연 속에서 함께 나누는 시간이며, 한 해 동안 더욱 더 충성된 일꾼으로 섬기기 위해 사역의 방향과 교회의 미래를 위한 생각을 조율하고 헌신을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2010 당회원 수양회는 설악산과 동해안을 돌면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때보다 여러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많아 아쉬움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어떤 때보다도 참으로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수양(?)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참회의 시간을 보냈던 백담사를 향해 왕복 14km의 눈에 덮인 산길을 행진하는 일이었습니다. 4시간이 소요된다는 안내판을 무시하고 2시간 30분의 시간을 배정받아 걸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덜 미끄러웠지만 평소에 신던 구두를 신은 채 예정된 시간을 지키고자 서두르다보니 평소에 거의 운동을 못하던 종아리와 엉덩이의 근육들이 놀라 돌아오는 날까지도 고생(?)을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까지 올 생각을 했을까... 전 전대통령이 칩거했던 초라한 방을 둘러보며 권력의 무상함과 인생의 길을 생각했습니다. 이곳에 머물며 무엇을 얼마나 참회했을까... 인간은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하여 언젠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죽은 후에 가야 할 지옥과 그곳에서 영원히 살아야 할 비참함은 어떠할까... 새삼 영원한 천국의 행복한 삶을 보장받은 구원의 축복이 얼마나 감사한지... 아직도 백담사로 가는 길,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영원한 멸망으로 가는 길인지조차 모르는 채 그 길을 가고 있는 영혼들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둘째날은 설악산 산행이었습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지만 살을 에는 겨울 바람은 몸까지도 그대로 날려버릴 듯했습니다. 한국 생활 2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무런 대책 없이 겨울 산을 향하는 저를 위해 마스크와 모자를 마련해 주시고 염려해 주신 분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귀와 얼굴은 설악산에 묻고 와야 했을 것 같습니다. 오후에는 통일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정말 가깝고도 먼 곳... 지척에 건너 보이는 북녘땅을 바라보며 통일의 그 날을 위해, 북한의 동포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남쪽의 끝자락에 그나마 최북단 교회의 십자가가 북쪽을 향해 세워져 있음이 감사했습니다. 내려오며 들렀던 해양박물관은 미국의 아쿠아리움(Aquarium)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작았지만, 겉으로 보기엔 그저 물로 채워진 바다지만 그 곳에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이 있음을 깨우쳐 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동해안에서 보낸 이틀밤은 권사님들과 집사님들의 황홀한 음식 솜씨에 행복했고,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 앞에서 보낸 시간으로 더 감사했습니다. 2010년에 우리 교회에 주신 표어와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당회원들이 성도들보다 더 먼저 더 높이 날아오르는 독수리가 되자고 다짐하며 기도했고, 두 밤을 새워가며 선두교회가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둘째날 밤에는 장로님들을 내조하시는 권사님들과 집사님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셋째날 수요예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 동해안의 끝없는 수평선과 힘차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뒤로 하고 숙소를 나와 돌아오는 길에 몇 군데를 들러 왔습니다. 감사한 제목들이 참 많습니다. 2박 3일 동안 함께 먹고, 웃고, 즐기면서, 영적으로도 마음으로도 더 사랑 넘치는 동역자로서의 하나됨을 체험하게 해 주신 것이 감사했습니다. 교회를 위한 유익한 고민, 대화, 기도의 시간들로 함께 꿈을 꾸며 비전을 갖게 된 것이 감사했습니다. 잠시나마 하나님의 자연 속에서 휴식을 통해 재충전과 새로운 헌신을 다짐한 것이 감사했습니다. 춥긴 했지만 너무나도 맑고 좋은 날씨 속에서 안전한 일정을 마치게 해 주심도 감사했습니다. 당회원들을 위해 좋은 숙소를 배려해 주신 분, 맛있는 과일을 제공해 주신 분, 수양회를 위해 수고해 주시고 잘 섬겨 주신 가정들, 그리고 기도해 주신 여러 성도님들께 정말 큰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