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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추감사절
곽수관 목사
맥추절(The Feast of Harvest)은 유월절(무교절), 수장절(추수감사절)과 함께 유대인들의 3대 절기 중 하나입니다. 밀과 보리를 거두어 들이며 그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면서 감사하고 기뻐하는 축제로서,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출23:16)라는 말씀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유월절은 애굽의 노예로 살다가 BC1446년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해방되어 애굽을 탈출하여 독립 민족을 이루게 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에 해당됩니다. 수장절은 한 해의 모든 추수를 마치고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절이자, 과거 조상들이 광야에서 고생하며 살던 생활을 기억하면서 1주일 동안 초막 생활을 재현해 보는 초막절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난날의 힘겨웠던 고난과 가난을 잊지 말고, 오늘의 풍성함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의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이러한 절기를 지키게 하셨습니다.
감사를 아는 것은 성숙한 신앙입니다. 지금의 축복이 내가 만든 열매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은혜임을 고백하는 겸손한 신앙입니다. 비록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더 크고 풍성한 미래를 예비하실 하나님을 신뢰하고 바라보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현대인들에게 맥추감사절은 별로 실감 나지는 않지만, 지난 상반기의 삶을 돌아보며 감사할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절기를 지키라 하신 뜻을 기억하며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의 감사는 단지 추수의 열매로 인한 감사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여 천국의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신 것으로부터 출발하게 됩니다. 참으로 “나의 나 된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일 뿐입니다.
맥추절은 칠칠절, 혹은 오순절이라고도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와 신앙의 뿌리가 되는 유월절로부터 7주가 지나서 지키는 절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절기는 밀과 보리의 추수를 시작하는 의미 외에도 구약시대나 신약시대나 특별한 사건과 연결되어 그 의미가 복합적입니다.
맥추절(오순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 시내산에서 하나님과의 언약을 세우고 율법(말씀)을 수여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정부수립일이나 제헌절과 같은 날입니다. 이때에 이스라엘은 비로소 하나님을 섬기는 민족으로, 신앙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갖기 시작합니다. 애굽의 노예로 생존만을 위해 비천하게 살아왔던 삶을 청산하고,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상 속에 세워진 날입니다. 이제는 삶의 기준이 있고 인생의 목표가 있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모든 민족을 위한 제사장 나라로 사명 있는 삶을 살기 시작한 날이니 두고 두고 후손들이 기념해야 할 절기입니다.
맥추절(오순절)은 신약 시대에는 성령강림의 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주셨던 약속대로 마침내 모여서 기도하던 그들에게 하늘로부터 성령이 충만하게 임함으로, 교회라는 신앙 공동체가 탄생하게 된 교회의 생일입니다. 연약하던 그들이 하늘의 권능을 받고 담대한 예수님의 증인이 되어 세상 속으로 복음을 들고 나아가게 된 날입니다. 세상의 모든 하나님의 종들에게 성령이 임하셔서, 이 땅에 성령의 시대, 교회의 시대, 복음 선교의 시대가 시작된 날입니다.
맥추감사절은 연중에 있어 추수감사절보다 가볍게 지키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여러 가지 차원에서 하나님께 드릴 감사가 너무나 풍성한 날입니다. 우리에게 말씀을 주시고 성령을 부어 주셔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꿈을 열어가는 사명자로 살게 하시고, 우리의 모든 수고에 은혜의 단비를 내려 주셔서 귀한 열매를 맺게 하시며, 우리의 삶의 모든 필요를 풍성하게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감사하는 날, 고백하며 세상에 선포하는 날입니다.
맥추감사절은 “첫 열매”로 드리는 감사입니다. 여러 면에서 아직 우리의 삶은 부족할 수 있지만, “첫 열매”를 주신 것은 앞으로 맺게 될 풍성한 열매를 전제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믿음으로, 우리 삶의 “첫째”가 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맥추감사절에 성도 여러분들의 가정과 산업에 풍성한 감사가 넘치시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