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비전 트립 (Vision Trip)
곽수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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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희 교회 청년들 23명이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비전트립으로 나가 있습니다. 지난 주일 차 판매를 통해 성도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과 후원을 받아 든든한 마음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또 8월 7일부터는 중고등부 학생들도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에 비전트립을 떠날 것입니다. 교회마다 방학을 이용하여 세계 곳곳에서 비전트립을 갖고 있습니다.
비전트립(Vision Trip)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비전을 찾아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보는 여행입니다. 때로는 우리보다 더 앞선 나라에 가서 그들의 발전된 사회·문화와 역사적 유산들을 둘러보고 좋은 대학들을 탐방하면서 도전을 받고 미래의 비전을 찾기도 하고, 혹은 우리보다 낙후된 지역을 찾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축복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고 감사하면서 그들을 향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제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ACTS)에서 공부를 마치고 가르치는 동안 1990년과 1991년 여름에 대학생들을 인솔하여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단기 선교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Yokyakarta)에서 자카르타(Jakarta)로 밤새 달려가던 야간열차에서 미국에서 왔다는 3명의 배낭 여행 중인 청년들과 동석한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 먼저 세상을 둘러보기 위해 1달째 여행 중이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할 때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충분히 생각해 보지도 못한 채 입시에 밀려 엉겁결에 학교와 학과를 결정하고, 심지어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못하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현실을 생각할 때, 참 부럽게 생각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저런 때가 오리라는 꿈을 가졌는데, 요즘은 초등학생들까지도 방학을 마치면 해외에 나갔다 온 경험을 자랑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너무 어린 시절의 경험은 인생의 꿈을 갖는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겠지만 저희 교회는 중학생 이후의 비전트립은 권장하고 있습니다. 잘 준비되고 계획된 비전트립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을 무한히 넓혀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믿음의 길로 부르실 때에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라” 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세우실 때에 애굽을 떠나 새로운 땅 가나안으로 가게 하셨으며,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 그때까지의 삶의 터전이었던 갈릴리 바다를 떠나게 하셨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목적이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그 백성들이 세상을 바라보며 비전과 사명을 품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행하여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창13:14,17). 할 수만 있다면,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과 후손들에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고 우리가 섬겨야 할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행하여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단일민족이요 땅이 좁고 경쟁이 치열한 우리나라의 상황만으로는 우리의 자녀들이 크고 높은 생각을 품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전트립이라는 말이 쓰이기 전에 “단기 선교(short-term miss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비전트립에는 선교적 사명과 열정을 갖고 다른 나라의 땅을 밟고 현지를 체험하면서 선교에 동참해 보고자 하는 선교적 차원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학을 이용한 며칠 동안의 짧은 선교 열정은 조심스러운 선교지의 상황을 돕기보다는 도리어 장애가 될 수도 있었고, 아직 자신의 평생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충분히 깨닫기도 전에 무리하게 선교 헌신을 강요(?)하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단기 선교는 다른 개념으로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비전트립은 그 땅에도 살아서 역사하시며 그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고, 넓고 다양한 세상 속에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그 땅을 품고 기도하면서 때로는 수고의 땀을 흘리고 불편한 고생도 감수하면서, 나도 모르게 게을러지고 부요해진 마음을 낮추면서, 공동체와 동역하고 서로를 섬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새 땅을 밟는 우리의 청년들이 이런 은혜를 누리고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