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가뭄, 그리고 장마
곽수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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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년만의 심각한 가뭄을 걱정하던 일이 며칠 전인데 이번엔 전국이 장마와 태풍으로 오히려 수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번 태풍 “카눈”은 큰 피해 없이 지나갔지만 올 여름에 어떤 태풍들이 우리나라에 몰려올지 모르겠습니다. 장마와 태풍은 여름마다 맞는 단골 손님인데도 늘 우리의 삶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가뭄과 장마로 이어지는 자연의 드라마는 자연의 거대한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며 동시에 우리 인간은 겸손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한편으로는 우주에 정거장을 설치하고 수만km의 먼 거리에서도 그 정교한 도킹을 성공시키고 있지만, 비가 부족하여 논바닥이 갈라지고 농작물이 메말라가는 데는 속수무책으로 하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어제까지 극심한 가뭄으로 갈라진 땅에, 오늘 대기의 기압과 바람을 일으켜 시간당 수십mm의 폭포와 같은 물줄기를 하늘에서 쏟아놓기도 하고, 불볕 더위로 대지를 달구다가도 하룻밤만에 선선한 가을 날씨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가뭄이 장마와 태풍으로 이어지는 데에 자연은 힘들어 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것이 창조주 하나님과 우리 인간의 차이입니다. 인간의 지혜와 수고가 이룬 업적도 한없이 위대한 것이지만, 조물주의 능력 앞에서는 보잘 것이 없습니다. “바람의 길이 어떠함과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네가 알지 못함 같이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네가 알지 못하느니라” (전도서11:5). 우리 인간의 삶에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가뭄으로 고생할 때도 있고 태풍을 맞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도서7:14).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좌절하고 절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전능하신 창조주를 기억하며 그분께 나의 삶을 맡기면 우리의 삶은 안전합니다. 진학이든 취업이든 결혼이든, 건강 문제이든 경제적인 문제이든, 사업의 미래나 인간 관계나,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을 붙잡고 힘들어하지 마십시오. 가뭄도 장마도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제까지의 가뭄도 오늘 장마로 바꿀 수 있고 잔잔한 바다에 내일 큰 태풍을 일으키실 수 있는 분이 계신다면, 우리의 삶에는 도리어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성전 건축의 큰 과제를 앞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 정세와 국내 경제 여건들은 건축 여건으로는 최악의 가뭄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가뭄을 장마와 태풍으로 바꾸시는 창조주 앞에는 도리어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는 또 한번의 기회일 뿐 아무 것도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드라마를 믿기 때문에 가뭄 속에서도 장마와 태풍을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가뭄이 좀 길어도 우리의 생각일 뿐, 하나님께는 언제나 ‘정한 때(an appointed time)’가 있습니다.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Though it linger, wait for it; it will certainly come and will not delay.)” (하박국2:3). 성전 건축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드라마를 믿는 믿음의 사람들은 가뭄의 때에 가뭄을 걱정하거나 불평하며 세월을 허송하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합니다. 가뭄의 때나 장마의 때나 얄궂은 자연의 심술이 아니라, 언제나 거기에는 뭔가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있고,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가뭄도 장마도 태풍도, 어떠한 상황이든 항상 긍정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8:28). 지금 당신의 삶과 미래도, 인생의 가뭄과 장마와 태풍을 얼마든지 일으키시는 창조주, 그분의 손에 맡기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