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당회원부부수련회

담임목사 곽수관

지난 25일(월)부터 2박3일 동안 선두교회 당회원부부수련회를 제주에서 갖고 돌아왔습니다. 직장과 사업과 사역으로 분주하게 달려가던 삶을 잠시 내려놓고 34명의 당회원 부부들이 함께 예배하고 함께 여행하며 함께 먹고 함께 웃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평소에 함께 교회를 섬기면서도 마음 깊은 대화조차 힘들었던 분들이 2박3일을 함께 지낼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축복이었고 은혜였습니다.

당회원부부수련회는 우리 교회의 소중한 전통입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여행처럼 보여질지 모르나 교회를 앞장 서서 섬기는 동역자들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은 교회에서의 사역 못지않게 정말 필요한 시간입니다. 당회원들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교회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많아집니다. 교회의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는 언제나 각자의 의견 충돌과 이해관계가 많이 걸려 있습니다. 물론 이해관계라야 개인적인 사리사욕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이 맡은 사역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발생할 수 있는 생각의 차이요 우선순위의 차이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열은 자칫 교회 공동체를 어려움에 빠지게 하고 교회의 부흥과 성도들의 영적 생활에 걸림돌이 됩니다. 따라서 1년에 한번이라도 당회원들이 함께 지내면서 대화하고 교제하며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수련회는 우리 교회 전체를 위해 참으로 소중한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번 수련회는 "힐링(Healing)"을 주제로 많은 시간들을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 속에서 함께 걸었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가슴 깊이 파고드는 은혜로운 설교였고 성령의 손길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흙에서 온 우리 인간은 자연 속에 흙과 함께 있음으로써 건강해지고 치유되고 회복됩니다. 상하고 찢긴 마음들, 찌들리고 오그라든 생각들, 지치고 메말랐던 영혼이, 여유를 되찾고 착해지고 부드러워짐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의 오솔길을 걸으며 가슴 속에 울려 퍼지던 찬양이 어느 곳에선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조용히 터져 나왔습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주 찬송하는 듯 저 맑은 새 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제가 이번 당회원부부수련회에서 <시편8편>으로 함께 나누었던 말씀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신 우리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언제나 잊지 말고 살고 사역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삶에 쫓기고 사역에 매여 살다 보면 온 우주 만물을 지으시고 지금도 운행하시는 하나님을 잊어버릴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래서 하루에 한번쯤은 푸른 하늘을 향해 눈을 돌리고 밤하늘의 달과 별들도 쳐다보면서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그분의 교회를 섬기며 그분의 사역을 감당할 때에 더욱 그러합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시8:1).

둘째는 그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잊지 않고 살고 사역하자는 것입니다. 다윗은 온 땅에 가득찬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며 그 가운데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과 은혜에 감격하였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시8:4-5). 자연은 드높은 하늘과 거대한 산, 광대한 우주 속에서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할 뿐 아니라, 동시에 소리 없이 살아가는 한 포기의 이름 없는 풀과 꽃송이들, 그리고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미물들의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한없는 자비와 섬세하신 사랑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범죄한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아낌없이 보내주시고 십자가에 피흘려 죽으심으로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구속하신 그 은혜... 거기에 또 소중한 직분을 맡기셔서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워주신 그 은혜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제주도 수련회는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를 위해 만들어주신 그 사랑으로 우리를 부르신 주님의 은혜를 다시 붙잡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하나님의 자연 속에서 우리의 마음이 힐링되고 순수함과 겸허함으로 새로워져서 더욱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남은 생애를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순수함과 착함을 회복합니다. 창조주의 섭리에 복종하며 서로 겸손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 만물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순종과 하나됨을 배우게 됩니다. 모든 피조 세계가 다 창조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그 순수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존재하고 있는데, 왜 유독 인간만은 창조주의 뜻보다 나의 욕심에 눈이 멀어 불순종과 교만의 삶을 살아가는지... "어린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시는"(시8:2) 하나님 앞에서 우리도 어린아이처럼 더 착하고 충성(순종)된 삶을 살아가기를 다짐하며 기도하였습니다. 성도님들의 계속적인 기도와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