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하시는, 쉬지 않으시는 하나님” - 청년부 비전트립 선교보고

박주철 목사(청년부 담당)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지난 2월, 19차 다니엘 세이레 새벽기도성회 제 6일째 아침 말씀이었다. 이 말씀은 준비초기단계에 있던 비전트립팀에게 캐치프레이즈가 되었다. 그리고 동서남북을 바라보는 청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7년 필리핀 비전트립(파나이섬 일로일로)은 고작 7일의 일정을 위해 40배가 넘는 산고의 세월을 통해 얻어낸 열매였다. 지난 해부터 추진되었던 청년1부와 청소년부의 연합비전트립이 중도에 무산되고, 다시 청년1부 자체로 원점에서 출발한 것이 청년부 전체 대상으로 수정되는 과정, 그리고 초기 15명이 모집될 때까지의 과정만 이미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4월 한달간의 인원확정과 항공편 예약 과정, 5월초부터 시작된 준비모임 5개월... 단순수치로만 꼬박 1년이 준비된 거대(?)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거기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으니, 그 긴 시간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다. 효율성으로 따진다면 지극히 비효율이요, 집중력으로 따져도 오히려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은 모험의 시간이었지만, 비전트립팀은 필리핀 현지에서야 긴 준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팀자체의 기도가 쌓이고, 기능을 뛰어넘는 영적 팀웍이 세워지고, 온 선두가족에게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 관심이 자연스레 배이게 되었다.

가는 곳마다 천사 같은 어린이들을 보내주셨고,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셨고, 우기가 아직 덜 끝난 하늘에선 단 한 번도 이동에라도 불편할 비를 허락하지 않았고, 팀원들의 물갈이조차 생기지 않았다. 각자의 체력과 취향과 경험을 넘어선 역할들을 감당하게 하셨고, 언어를 초월해 어린이들과 현지 신학생들과 교제하게 하셨다. 4개의 교회 주변을 전도하여 준비한 워십댄스와 드라마, 만들기와 게임과 선물로 400명의 어린이들을 섬기게 하셨고, 두 교회 방문과 두 교회 예배 동참으로 격려하며 동역하게 하셨다. 또한 신학교 수요예배를 비롯해 매일 저녁 신학생들과의 교제로 우리를 이끄셨는데, 처음엔 부담스런 또 하나의 사역으로 다가오기도 했으나 그 안에서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은혜를 또 발견할 수 있었다. 실로 머물렀던 한 곳 한 곳, 한 순간 순간이 보석과도 같은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그럼에도 전문선교단체가 아닌 21세기의 보통 청년들이 전혀 다른 땅에서 미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매일 매일 쪽대본을 받아들 듯이 변칙스케줄을 따라간다는 것은 가히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와 때론 비위를 건드리는 모양과 향내의 음식들, 냉방시설은 물론이요 여의치 않은 샤워시설 하나하나가 청녀들에겐 현재와 단절된 과거로의 여행이었다. 그러나 그 ‘다름’을 체험하는 것이 비전트립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또 하나, 그럼에도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는 것이 비전트립이 갖는 더 큰 위대함이 아니겠는가?

인생을 송두리째 쏟아 27년 째 선교에 헌신하고 계신 김재용, 윤영숙 선교사님, 결혼도 안한 채 청춘을 드려 선교사님을 도와 신학교 행정을 살피며 모든 가교역할을 떠맡아 수고하고 계신 박현진 선교사님, 자신의 민족에게 복음을 먹이고자 이방인 선교사의 신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신학생들과 졸업한 목회자들은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 감동의 인물들이다. 우리는 한 아버지 하나님을 함께 예배하며 그 안에서 한 형제자매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한없는 가르침을 얻고 돌아왔다.

사랑하는 비전트립팀 청년들, 그들의 열정과 헌신이 너무도 자랑스럽다. 기도와 넘치는 후원으로 보내는 선교로 동역해주신 모든 성도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또한, 지금도 선교하시며 우리를 부르시어 잃어버린 영혼들에게 보내셔서 일하신 하나님께 감사 찬양과 모든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