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징계를 감사함으로 받을 수 있습니까?

이번 주간의 제자반 훈련 과정에는 “징계”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잠시 교실을 떠나 하나님의 징계를 체험해 보는 시간입니다. “훈련 철저” “사명 감당”을 외치며 받는 징계... 형식은 제자의 삶을 위한 과제 준비와 훈련을 소홀히 한 벌(punishment)이라는 차원이지만, 실제로 저에겐 제자반 성도님들을 벌 주고자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거나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면서, 혹은 가정의 가사를 책임지며 자녀들을 돌보면서, 교회에서는 구역장과 찬양대/교사로 기관의 임원으로 각종 사역을 감당하면서, 피곤한 몸을 채찍질해가며 교재를 준비하고 제자반 훈련을 받을 뿐 아니라, 주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며 나아가 팀멤버들과 함께 열린모임을 섬김으로 주님의 세계 비전을 향해 헌신하고 있는 이분들을 바라보면 대견스럽고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겉으로는 확실히 하라고 소리치지만 한분 한분을 위해 기도할 때면 그들의 이름 앞에 눈물이 흐릅니다. 그런데 무슨 징계이겠습니까?

저는 이 수업을 준비하면서 우리를 향하신 아버지의 마음을 더 깊이 느낍니다. “...하나님이 아들과 같이 너희를 대우하시나니 어찌 아버지가 징계하지 않는 아들이 있으리요?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히12:7-8). 그렇습니다. 징계는 모든 자녀들이 다 받는 것입니다. 제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징계는 꼭 잘못했기 때문에 받는 “벌”이 아니라 우리를 더 든든하고 확고한 자녀로 세우기 위한 “연단”입니다. 지난 잘못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더 성숙한 미래를 위한 훈련입니다. “그들[육신의 아버지들]은 잠시 자기의 뜻대로 우리를 징계하였거니와 오직 하나님은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그의 거룩하심에 참여하게 하시느니라”(히12:10). 징계는 우리를 아버지의 뜻에 합당한 자녀로 만들어 가시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징계라는 고난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권위 아래 순종하는 법과 겸손을 배우게 되고 자신의 못난 모습과 연약한 부분을 다듬어 가시는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의 손길을 체험하게 됩니다. 징계 없이도 온전해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징계는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요 기대입니다. 자녀에 대한 기대와 비전이 없다면 아버지는 굳이 징계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징계 앞에서 도리어 그 사랑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내 아들아 주의 징계하심을 경히 여기지 말며 그에게 꾸지람을 받을 때에 낙심하지 말라. 주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가 받아들이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심이라”(히12:5-6). 물론 징계를 받는 일은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무릇 징계가 당시에는 즐거워 보이지 않고 슬퍼 보이나 후에 그로 말미암아 연단 받은 자들은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느니라”(히12:11).

저는 이번 징계의 수업을 통해 제자반 수강생들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한없이 크고 높은 비전과 사랑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제자반 첫주부터 징계 수업을 위해 고민하며 생각했습니다. 장소를 답사하고 코스를 확인해 봅니다. 수강생들의 연령과 상황을 생각해 봅니다. 가벼운 복장과 간편한 신발을 신고 오라고 미리 준비를 시킵니다. 그들을 자녀처럼 귀하게 사랑하기 때문이요, 징계가 그들에게 유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실제 삶을 통해 우리를 징계하실 때 하나님 아버지는 얼마나 더 깊이 생각하시며 준비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어느 순간 갑자기 당하는 일이지만 하늘 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계획하시고 준비하신 일입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도록 그 방법과 정도와 기간을 설정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기꺼이 감사함으로 그 과정을 인내하며 감당하는 것을 지켜 보십니다. 징계를 통해 더 거룩해지고 더 성숙해지고 더 든든해지기를 기대하십니다. 힘들어 하는 자녀를 향해 함께 안타까운 눈물로 응원하십니다: “아자~ 아자~ 조금만 더 힘을 내라! 넌 할 수 있어! 더 실력 있고 부족함 없는 선수가 되는 길이야!”

징계 수업을 마치고 이번 주는 제가 간식을 담당할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시원한 세숫대야 냉면이나 설렁탕을 사 드리고 싶지만 인원이 80명이 넘다보니... 하늘 아버지께서 징계를 감사함으로 인내하며 이겨낸 자녀들을 위해 준비하신 축복은 훨씬 더 좋고 풍성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