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6·25 한국 전쟁 60주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전쟁의 참화로 폐허가 되었던 이 땅을 짧은 기간에 이토록 풍성한 축복의 땅으로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국토 자원도, 지도자들도, 국민들도, 교회도, 그 어느 것 하나 잿더미에서부터 이처럼 놀라운 번영을 이룰 만한 자격이 없었지만, 하나님은 날마다 새벽을 깨우는 한국 교회 성도들의 부르짖음과 눈물을 보시고, 이처럼 크고 놀라운 일을 은혜로 이루셨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북녘 땅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휴전선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위협으로 긴장 속에 있으며, 그 너머에는 굶주림 속에서 신앙의 자유를 빼앗긴 채 죽어가는 우리의 동족들이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우리에게 한국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임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대화가 통하지 않은 적의 미사일과 대포 앞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미국의 9-11과 같은 끔찍한 경고를 주셨는데도 이 나라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천안함, 세종시, 4대강, 스폰서, 타임오프, 교육 개혁...... 월드컵 축구 외에는 무엇 하나 한 마음으로 멋있게 처리되는 것이 없습니다. 국민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는 채, 끝없이 싸우는 화면을 바라보며 분통을 터뜨리거나 그냥 오락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고 맙니다. 어뢰가 몇 개나 더 날아오고 아까운 생명들이 얼마나 더 희생되어야 정신을 차릴까요?

성도의 삶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 놓여져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 우리의 매일의 삶이 영적 전쟁의 현장입니다. 모든 일을 “하나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우리에게는 대적(enemy)이 있고 언제나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근신하라, 깨어라!”(Be self-controlled and alert)고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근신”(self-control)하는 것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절제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훈련되지 않은 선수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고 도리어 자기 팀에게 실패를 갖다 줄 것입니다. 훈련되지 않는 군인은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늘날 성도들은 훈련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예수 믿어 편안하기만을 원합니다. 초대교회가 세상을 이기는 생명력이 있었던 이유는 믿는 것 자체가 핍박과의 싸움이요 생명을 건 전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도 훈련, 말씀 훈련, 전도 훈련, 봉사와 섬김의 훈련, 경건한 삶의 훈련, 십자가를 지는 훈련... 이 모든 훈련은 자신과의 싸움이요, 내 욕심을 내려놓는 절제(self-control)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 평소 훈련 때의 땀방울이 전쟁 때의 피방울을 대신합니다. 훈련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좋은 군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노려보며 언제라도 공격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원수가 있기 때문에, 교회와 성도는 영적인 긴장감(alert)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평안과 든든함 만이 성도의 삶의 전부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엡6:10-18)로 무장을 갖추고 전투에 임하고 있는 군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적 앞에서 총칼을 내려놓고 졸거나 놀 수 없습니다. 우리끼리 다투거나 시기·질투하고 험담하는 것은 자멸하는 길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멍 하게 살아서도 안됩니다. 원수와의 전쟁 앞에 있는 군인은 경기를 앞둔 축구 선수들보다 더 긴장하고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적 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모든 이유를 넘어 한 마음이 되어야 하고, 하나됨을 깨뜨리는 어떤 적의 전략도 곧바로 처리해야 합니다.

영적 승리는 나의 지혜나 노력이 아니라, 우리의 사령관이요 보급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영적 관계가 든든할 때에 이룰 수 있습니다. 기도 생활은 예수 이름의 권세와 성령의 능력을 우리의 삶에 체험하게 하는 보급로입니다. 이 한 주간도 아직 끝나지 않은 영적 전쟁에서 꼭 승리하십시오! 승리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모든 것들도 순식간에 폐허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