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여름 휴가

오늘이 7월 마지막 주일로 벌써 여름 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휴가 기간 중 1일 평균 884만명의 인구 이동을 예상하여 교통 대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 8.2% 증가한 숫자라고 하는 걸 보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여름 휴가만은 꼭 놓치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이르시되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하시니 이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음이라”(막6:31). 주님도 휴가의 필요성을 아셨습니다. 제자들과 자신의 힘겨운 사역에도 “쉼”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일과 함께 쉼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창조로부터 하나님은 안식일을 제정하셔서 엿새 동안의 모든 일을 쉬고 안식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안식일은 율법 이전에 창조주께서 피곤한 우리 인생들에게 주신 축복입니다. 7일마다 하루를 안식일로, 7년마다 1년은 안식년으로, 그리고 일곱 번의 안식년이 지난 다음 50년째 해는 희년으로, 모든 노동을 멈추고 쉬라고 하신 창조주의 뜻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미국에서도 백인들뿐만 아니라 흑인들이나 라티노들까지도 대부분의 타인종들은 주말을 가족과 함께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갖고 있지만, 유독 한인들만은 쉼이 없이 달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인 이민자들이 심각한 스트레스 속에 살면서 그 가정이 황폐해지고 자녀들의 자살과 범죄가 늘어가고 한인 사회도 교회도 말로 삭막해지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요?

안식은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배려요 사랑이었습니다. “너는 엿새 동안에 네 일을 하고 일곱째 날에는 쉬라 네 소와 나귀가 쉴 것이며 네 여종의 자식과 나그네가 숨을 돌리리라”(출23:12). 우리도, 가족도, 일꾼들도, 가축도, 땅도, 다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당장은 우리의 열매와 수입을 낮추는 것 같지만, 도리어 땅을 기름지게 하고, 우리의 일손에 새 힘을 주어 우리의 일이 더 창조적이고 생산적이 되게 하고, 우리를 건강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더 풍성한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이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나 21세기의 직장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요청하신 것보다는 훨씬 적게 쉬고 있습니다. 안식이 없는 농토는 날로 산성화 되어가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며, 과로에 지친 우리 몸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너무 바빠서라기보다는 우리에게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광야의 삶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훈련하실 때에 그 날에 일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그날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이심을 신뢰하도록 하셨습니다.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1주일마다 하루를 쉬어도, 안식년을 지키고 희년을 지켜도, 하나님은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자의 삶을 책임져 주시고, 도리어 더 놀랍고 풍성한 축복 속에 살게 하시는 분이심을 믿을 때, 복잡하고 분주한 모든 문제들을 전능하신 하나님께 맡길 수 잇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안식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안식 없이 노력만으로 사는 삶이 아닌, 말씀대로 살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누리는 삶을 살도록 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안식의 의미를 이해할 때, 왜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하나님과의 언약의 백성들의 표징으로 삼고 거룩한 날로 정하여 그 날에 안식하지 않는 자는 사형에 처하면서까지 억지로라도 쉬게 하셨는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큰 안식일이니 여호와께 거룩한 것이라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죽일지니라”(출31:15). 그러므로, 안식은 율법이 아니라 믿음으로 누리는 것입니다. 물론 안식에 전제되는 것은 항상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출20:9)라는 말씀입니다. 1년 동안 힘껏 목표와 사명을 향해 달려온 사람들만이 휴가의 꿀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사역에 힘써 충성하며 헌신하는 일꾼들에게 더욱 휴가가 필요합니다. 이번 휴가에는 평소에 소홀했던 가족과의 행복한 여행으로 사랑의 끈을 더 견고히 하십시오. 수련회나 기도원에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셔도 좋습니다. 세상의 즐거움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휴식을 누리십시오. 하반기 추수의 계절을 더욱 창조적으로 준비하며 새 마음으로 달려가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