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제사장 임직식

새벽마다 함께 묵상하고 있는 레위기의 말씀들은 출애굽한 성도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어떻게 구별되어야 하는지를 구약 의식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죄인들인 아론과 그 아들들을 제사장으로 구별하여 세워가는 임직식의 말씀(레8장)을 묵상하면서, 그 말씀이 목사로 세워주신 제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모든 직분자들과 우리 모든 성도들에게 주시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모든 성도가 다 하나님과 세상을 위해 중보해야 할 제사장으로 부름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a royal priesthood)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성도는 세상을 위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제사장입니다. 가정을 위한 제사장이요, 보냄 받은 직장과 회사를 위한 제사장이요, 나라와 만족을 위한 제사장입니다. 우리는 저들의 죄를 위해 하나님 앞에 나아가고, 그들의 구원과 평안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할 제사장입니다.

왜 아론과 그의 아들들만이 제사장으로 세워져야 하는지는 하나님의 전적인 뜻이었습니다. 그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적인 은혜요 선택일 뿐입니다. 그들이 교만할 일도, 다른 이들이 불평할 일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은 그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제사장들로 세워지기 위해 독특한 임직식을 행하게 하십니다. 임직식의 포인트는 그들을 죄로부터 정결하게 하는 속죄 제사의 피와 그들을 거룩하게 하는 기름부음, 그리고 “회막 문” 여호와 앞에서 제물을 함께 먹는 거룩한 축제를 통한 하나님과의 화목과 교제입니다. 그들을 정결케 하기 위해 그들의 오른쪽 귓부리와 오른쪽 엄지 손가락과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피를 발랐습니다. 그들을 거룩하게 하기 위해 그들 자신과 그들이 입은 제사장의 의복에 피와 기름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7일 동안 회막을 떠나지 않고 동일한 의식을 반복하면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세상에 있던 평범한 죄인이 하나님 앞에서 특별한 사역자로 태어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들이 제사장으로서의 업무를 배우고 사역을 익히기 전에 먼저 자신을 정결케 하고 거룩하게 구별하고 하나님 앞에서 교제하는 시간들을 7일 동안(7은 완전수를 의미) 갖게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교회의 중직자로, 구역장으로, 교사로, 열린모임 리더로, 찬양대원으로, 가정과 세상을 위한 제사장으로, 주신 바 직분과 사역을 감당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 자신의 성별과 거룩함, 그리고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원하심을 깨닫게 됩니다.

3차 열린모임과 양육반과 제자대학을 시작하면서, 우리도 먼저 주님과의 깊은 임재를 통해 모든 사역을 감당할 하늘의 힘과 은혜를 입어야 합니다. 전인치유수양회인 선두동산과 리더수양회는 그러한 임직식입니다. 수양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에게 이러한 시간들이 꼭 있어야 합니다. 9월부터 시작되는 바울 아카데미도 중직자로 세워지기 전에 먼저 체험해야 할 임직의 과정이며, 연말의 목자훈련원도 구역장으로 세워지기 전에 거쳐야 할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 당회원 MT도, 다음 주간의 교역자MT도, 평범한 보통 사람들, 그것도 보잘 것 없는 죄인들이,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할 교회의 특별한 제사장들로 세워지기 위하여 먼저 충만히 채워져야 할 시간들입니다.

날마다 새벽 시간은 그날의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우리의 임직식입니다. 매일 제사장으로서 세상에 맡겨진 사명에 승리하기 위하여 우리는 날마다 먼저 그리스도의 보혈로 정결함을 받고,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통하여 거룩의 능력을 입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영적인 은혜와 기쁨과 권능으로 충만해져야 합니다. 주님도 이 땅에 계시는 동안 그렇게 사셨습니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막1:35).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는 아예 40일 동안을 그런 시간으로 보내셨습니다. 주님의 보혈, 성령의 기름부으심,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가 없다면, 우리의 직분과 사역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부담입니다. 그러나 임직의 시간은 그 부담을 도리어 우리를 날아오르게 하는 독수리의 날개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