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고신 제60회 총회를 참석하고

“계속 전진하라!” -- 지난 주간 9월 27일(월)부터 10월 1일(금)까지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된 제60회 고신총회의 주제였습니다. 총 500여명의 전국 목사-장로 총대들이 함께 모여 예배와 성찬식으로 시작된 이번 총회에 저희 교회에서는 저와 세분의 장로님(류광신, 박준영, 최철수)들께서 서경노회의 총대로 참석하였습니다. 새벽 6시 경건회를 시작으로 밤 9시 30분까지 식사 시간 외에는 쉬는 시간조차 없는 강행군 속에서, 969페이지에 이르는 각종 보고서들과 270여 페이지 분량의 교단헌법 개정 작업 등, 고신 교회의 지난 한 해를 결산하고 현안 문제들을 점검하며 미래를 향한 의견들을 나누었습니다.

첫 날 회의에서는 앞으로 1년을 섬기며 이끌 총회 임원과 재단 이사들을 선출하였는데, 비교적 질서 있고 평화로운 가운데 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총회장에는 부총회장이었던 윤현주목사님(동래제일교회)이, 3명이 출마하여 최대의 관심사였던 목사 부총회장에는 정근두목사님(울산교회), 장로 부총회장에는 김태열장로님(대구명덕교회)이 선출되었습니다. 그밖에 서기 회계 등 6명의 임원들과 7명의 재단 이사들도 선출되었습니다.

이번 총회는 저희 교단의 헌법을 총체적으로 개정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는데, 이 헌법은 각종 신앙고백을 포함한 교리 표준과 정치, 예배 모범, 권징조례 등을 포함하는 관리 표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작업은 한편으로는 우리 교단의 신앙적 기초가 되는 사도신경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교리문답을 비롯한 전통적인 유산들을 우리 신학 교수들에 의해 새롭게 번역·채택하였고, 교단의 다양한 기구들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까지 포함한 방대한 작업이었습니다. 21세기의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우리의 개혁주의 신앙과 교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새롭게 세워나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 첫 작품이 제시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헌법 개정안은 이제 각 노회에 보내져 교회 대표들에 의한 찬반을 묻는 수의(隨意) 과정을 거쳐 확정되게 됩니다. 이번 총회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노회 구역 조정안이었습니다. 현재 전국 38개의 노회를 재편성하여 24개로 광역화하는 연구위원회의 안은 향후 1년 동안 각 노회별로 토의에 붙여질 것입니다. 이 안이 확정될 경우, 저희 교회가 소속된 서경노회는 그동안 지역을 초월한 전국구 노회로서의 과도기를 접고 각 지역별 노회로 편성되게 되는데, 이 문제는 저희 노회만이 아니라 전국 노회들의 입장이 맞물려 있어 더 많은 협의와 토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5일 동안의 총회는 새벽기도회와 한낮의 경건회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찾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회의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해 관계가 겹쳐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 다른 어떤 때보다도 많았던 총회였지만, 감사한 것은 거의 모든 총대들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질서와 하나됨을 유지해 나간 점입니다. 때로는 매서운 질책에 당사자들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서로 간의 갈등과 대립을 낳는 대신, 변함없이 서로를 다시 격려하고 세워주는 모습들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까다롭고 입장 차가 큰 문제들은 수시간을 토론하며 치열하게 논쟁하였지만, 토론 후에 총대들은 항상 다수의 의견에 “예”로 협력했습니다. 소수의 생각보다는 다수의 생각이 오류 가능성이 적고, 개인의 의견보다는 공동체의 의견 속에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성숙한 신앙과 인격 속에 우리 교단의 미래와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총회는 한 해 동안 흩어져 곳곳에서 교회를 목양하느라 애썼던 동역자들 간의 소중한 만남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총대로 온 동기생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는데, 대부분 신학대학원 졸업 후 24년만의 해후였습니다.

이번 총회의 하이라이트는 수요일 저녁에 있었던 고신 60주년기념 감사예배와 축하행사였습니다. 올해 85세를 맞은 세분 목사님들의 특강을 통해, 60년전 신사참배의 죄로 무너졌던 한국교회를 품고 회개하며 교회 갱신을 부르짖었던 선배들의 순교적 신앙과 교회 사랑의 숨결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나태해진 오늘 우리의 모습들을 회개하며 고신 교회의 정체성과 시대적 사명을 위해 기도하며 부르짖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또 다시 새로운 세대를 향해 “하나님 앞에서” (Coram Deo),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으로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이 시대, 이 민족과 세상을 가슴에 품고, 계속 전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