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목장 칼럼>                                                                                  곽수관 목사

인사 청문회

국회에서는 국무총리에 대한 청문회에 이어 외교부장관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청문회는 주요 공직자를 임명하기 전에 그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을 통해 적격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의 모의 청문회까지 거쳐 확인된 사람들을 최종적으로 국회에 보내 청문회와 승인을 요청합니다. 모진 고초를 겪다가 결국은 낙마하고 마는 사람들도 있고 간신히 통과하여 임명장을 받기도 합니다.

최근 몇 건의 청문회를 보며 마치 하나님 앞에서 받게 될 모든 인생들의 최후 심판에 대한 예행연습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청문회에서는 그 사람의 숨겨졌던 모든 것들이 온 국민들 앞에 벌거벗겨지듯 드러나게 됩니다. 자신은 거리낄 것이 없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담대히 나왔겠지만, 국회의원들은 어디서 그런 자료들을 찾아냈는지 예리하게 들춰내고 맙니다. 차라리 그런 공직에 도전을 하지 말지, 오르지도 못한 채 처참하게 찢겨지는 모습은 그 사람만이 아니라 가족들과 지인들에게조차 민망하기만 합니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 이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서 말한 모든 것이 광명한 데서 들리고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지붕 위에서 전파되리라”(눅12:2-3).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도 때때로 숨겨졌던 것들을 드러내십니다. 후회해도 숨기려 해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이 오리라 예상했다면 결코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들...

그때 잠시의 유익을 위해서 저질렀던 작은(?) 일들이 훗날 인생을 가로막을 큰 문제가 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그런 모습들을 흥분하며 손가락질 하면서도, 여전히 똑같은 일들, 아니 그보다 더 부끄러운 일들을 서슴치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나에게는 결코 그런 시간이 오지 않을 것처럼...

하지만, 우리 모든 사람이 반드시 직면해야 할 인생 청문회가 있습니다: “우리가 다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가는 날에는 우리가 육체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한 일들이 숨김없이 드러나서 잘한 일은 상을 받고 잘못한 일은 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고후5:10). 당신은 그 청문회를 잘 준비하고 있습니까?

세상의 청문회는 비록 비참하게 추락하게 될찌라도 그 추락은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심판대는 마지막이며, 그 판결은 영원한 것입니다. 기회를 잃은 사람들의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을 뿐입니다. 천국과 지옥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인생은 영원한 삶을 향한 준비입니다”(Life is preparation for eternity)-- 한 동안 저희 교회 전도용품에 찍혔던 문구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인생의 그러한 의미를 파악하게 될 때에는 너무나 먼 길을 형편없이 지나와버린 후라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알면서 또 모르면서 저질렀던 모든 일들을 지워버릴 지우개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아무리 덮으려 해도, 그분은 우리 국회의원들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인생 청문회는 우리 모두가 가장 비참하게 벌거벗겨지고 얼굴을 들 수도 없는 부끄러운 순간이 될 것입니다. 차라리 산들이 내 위로 무너져 내리기를 바랄 것입니다(눅23:30).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은 우리의 모든 부끄러움에 대한 완벽한 지우개입니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는 흰옷입니다. 우리가 당해야 할 그 모든 고초와 부끄러움을 그분이 대신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십자가 위에서 내미시는 옷을 받아 입으십시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인생, 열매 맺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드러나면 부끄러워할 인생이 아니라,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그런 인생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크고 엄청난 일만이 아닙니다. “당신의 그 섬김이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나리; 당신의 그 겸손이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