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목회 칼럼 2010-11-28>                                                        곽수관 목사

“우리의 소원은 통일”

천안함의 악몽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엔 연평도라니... 더구나 민간인들의 평화로운 삶의 현장을 처참하게 짓밟은 준비된 만행임이 드러나고 있어 온 국민들의 분노와 착잡함이 하늘에 사무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하며, 추운 날씨에 정든 터전을 떠나 갈 곳 없는 피난민이 된 연평도 주민들에게도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백령도와 연평도, 계속 우리가 사는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이없는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동족의 가슴을 향해 포탄을 날리는 북한 정권에 대하여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천안함 사태도 유야무야 넘어가더니 이젠 우리 집안에까지 직격포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엊그제까지도 이산가족 상봉 현장의 눈물어린 모습을 함께 마음 아파 하던 한 가족인 줄 알았는데, 이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평범한 가정에 포탄을 날리고 조상에게 물려받은 터전을 순식간에 지옥처럼 만들어 버린 저들을 훗날에라도 어떻게 동족으로 끌어 안을 수 있을런지...

하지만, 저들은 본래 그런 자들이라 해도 매번 당하기만 하는 우리는 대체 어찌 된 나라입니까? 천안함으로 당한 지 8개월도 안되어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호전적인 적진과 불과 10여km를 마주보고 있는 우리 국군의 대응이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천안함 때 그토록 울분을 토해가며 다시는 이렇게 당하지만은 않겠노라고 주먹을 불끈 쥔 지 1년도 안되었는데... 한쪽에서는 군사 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그에 대해 가만 있지 않겠다고 소리치는 적군이 있는데, 대응 사격을 해야 할 포문은 고장 나 있었고 값비싼 레이더는 꺼져 있었는지 고장인지조차 모른답니다. 150여발을 속절없이 맞으면서도 대응 사격하는 데 15분이나 걸리고... 이것이 적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 군의 최전방 부대의 모습입니까? 너무 오랜 세월을 준전시의 긴장 속에 있어서 지친 까닭일까요? 아니면 “설마~” 하면서 긴장도 책임도 놓아버린 불감증 때문일까요?

그래도 슬픔과 분노 속에서 다시 감사의 제목을 찾아 봅시다. 시험을 치러 봐야 학생의 현재 실력을 측정해 볼 수 있듯이, 천안함도 연평도도 우리의 솔직한 현주소를 깨우쳐 준 고마운 사건이었다고... 언제 와서 해군 함정을 두 동강 내도 알지 못하는 우리의 수준, 빗발치는 포탄과 불타는 진지 앞에서 대응 사격조차 곧바로 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다음에는 공군 차례일까요? 이런 우리의 현실도 모른 채 만약 어느 날 진짜 전쟁이 시작되었더라면 우리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요? 그나마 값비싼 댓가를 치르면서라도 우리 군대가 이래서는 안된다고, 지휘관들과 사병들의 정신 자세와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무기들의 실태 점검, 그리고 전략과 수칙과 지휘 계통 등을 완전히 재점검하여 군이 거듭날 수 있다고 하면, 우리의 희생은 덜 억울하겠지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몸부림이라도 있어야지, “소도 외양간도 다 잃고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라가 될까 걱정입니다.

나라가 이 지경인 것은, 사기와 기강이 해이해진 군대의 책임도, 나라와 민족의 미래보다는 당리당략으로 매일 싸우고 있는 정치인들의 책임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책임이 가장 무겁습니다. 느헤미야는 허물어지고 불타버린 예루살렘의 형편을 듣고서 수일 동안을 통곡했습니다. “나와 내 아버지 집이 범죄”하였기 때문이라고 회개하고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나라와 조국을 위해 울며 기도해야 할 사명은 우리 크리스천의 몫입니다. 나라가 바로 서는 것도, 북한이 미사일이든 핵무기이든 그 무엇으로도 넘보지 못할 확고한 안보를 세우는 것도, 교회의 책임입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통일의 꿈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천안함과 연평도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가장 확실한 보장은 통일입니다. 남북의 경제 격차가 커가고, 분단의 고착화가 길어지면서, 언젠가부터 통일은 불편한 부담으로 여겨지고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이 노래, 잃어버린 그 기도를 다시 되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 땅에 이처럼 어이없는 참혹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주여, 이 나라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