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동산 목회 칼럼 2010-12-12>                                                       곽수관 목사

사랑의 김치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저희 교회 지하 주차장은 김치 공장으로 변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서도 이웃을 향한 사랑의 마음들은 영하의 날씨도 구슬땀으로 녹였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여전도회원들이 힘을 모아 <선두 김치>를 담구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사랑 나누기 행사였습니다. 올해 배추 값이 많이 올랐지만 1,000여 포기 사랑의 마음은 더 푸짐해졌습니다.

사랑의 김치는 예수님의 사랑의 작은 실천입니다. 추수감사절 사랑의 쌀 나누기보다도, 단순한 물질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성과 솜씨와 땀방울이 더해진 더 진한 사랑과 섬김입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3:18). 추워지는 겨울 정성 담긴 사랑의 김치는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따스하고 행복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신 주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받았기에, 그 사랑을 김치에 담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전해지는 “선두교회”의 이름은 곧 예수님의 이름입니다. 작지만 손과 입에 느껴지는 복음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전하는 사랑의 섬김은, 김치처럼 우리의 입맛을 돋우며 영혼을 살리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사랑의 김치는 우리 성도님들의 행복 나눔 잔치입니다. 올해도 김치를 담그는 현장은 노동이 아니라 축제요 잔치였습니다. 여전도회원들이 함께 모여 친구가 되어 함께 즐기는 기쁨과 웃음과 행복이 넘쳐나는 시간입니다. 함께 수고하는 기쁨, 더구나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힘을 모으는 행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식당에서 함께 모여 나누는 점심 식사는 정말 혼인 잔치 같습니다. 이번에도 돼지를 잡고 동태를 잡았습니다. 방금 담근 김치에 버무려 먹는 찹쌀밥은 정말 꿀맛입니다. 아침부터 수고한 후의 밥맛이라 그대로 천국 밥상입니다!

사랑의 김치는 동역의 축복을 배우는 자리입니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산더미같은 일들이 함께 하는 손길들에 의해 순식간에 맛있는 작품으로 변합니다. 다듬고 자르고 썰고 다지고 비비고 버무리고...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간혹 실수조차도 행복한 웃음이 됩니다. 마음과 뜻이 하나가 됩니다. 함께 동역자가 된 축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사역 뒤에는 보이지 않는 분들의 숨은 희생과 수고가 있습니다. 시간 되어 나와서 일할 수 있도록, 때가 되면 따뜻한 밥상을 나누도록, 모든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조정하는 임원들의 지혜와 섬김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교회는 사랑의 김치 공장과 같습니다. 배추, 무, 파, 양파, 당근, 새우젓, 고춧가루...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각각 자신의 독특함을 발휘하되 큰 손에 의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게 되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맛있는 김치가 됩니다. 각자의 맛이 살아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하나의 맛을 창조합니다. 김치를 만드시는 위대한 손길은 하나님(성령님)이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랑의 김치는 보는 이들과 먹는 이들을 행복하게 하며 입맛을 북돋아 생명과 기쁨과 행복의 맛을 냅니다. 교회는 세상에 김치와 같은 존재입니다. 교회마다 맛은 약간씩 다르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사랑과 섬김과 동역의 수고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뜻을 이룹니다.

사랑의 김치에 함께 수고하신 여전도회 여러분들과 함께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