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해피월드 2월호 칼럼)
곽수관 목사
지난 1월 12일 오후 4시 53분(한국 시간 13일 오전 6시 53분) 진도 7.3의 강진이 라틴아메리카의 작은 나라 아이티(Haiti)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남서쪽 15km 지점에서 발생하여 대통령 궁은 물론 인구 100만의 도시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즉각적인 도움에 힘입어 무너진 잔해 속에서 생존자들을 찾아내려는 구호 활동은 계속 되고 있지만 곳곳에 시체들이 쌓여 있고 부상자들조차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진도 5.9와 5.3의 여진이 계속 발생하였으며 1주일 후인 20일 오전 6시 3분에도 또 다른 6.1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조차 확실치 않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21일 현재까지 사망자가 75,000명, 부상자가 200,000명, 이재민은 인구의 3분의 1인 30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세계 최빈국이었던 아이티는 대부분의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구호품 전달마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곳곳에 굶주림과 공포에 지친 자들의 약탈과 폭력으로 치안이 마비되고 더운 날씨에 시체들은 부패해 가고 있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인구의 대부분이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왔던 흑인들인 아이티는 부두(Voodoo)교 숭배로 유명합니다. 부두교는 아프리카의 민속 신앙에 천주교적 요소가 가미된 악령 숭배, 정령 숭배의 애니미즘(Animism) 신앙입니다. 요즘 게임이나 영화 등을 통해 알려진 좀비(zombie)는 부두교에서 부활한 시체를 가리키는데 영혼이 없는 육체로 부두교 사제인 보커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들입니다. 부두교에서 장례 의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지진으로 죽은 사람들은 신원 확인조차 거치지 못한 채 집단 매장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하나의 큰 마을입니다. 아이티의 고통이 남의 일이 아니며, 내게는, 우리 한국인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인류는 하나님의 뜻을 거스려 범죄함으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저주받은 땅에서 실낙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끊임없는 탐욕으로 지구와 자연의 질서를 깨뜨리고 있습니다. 지구, 환경, 우주, 핵 등등 어느 과학자의 시각에서 보든지 지구와 인류는 종말을 향해 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947년부터 미국의 핵과학자들(BAS)에 의해 시작된 “지구 종말의 시계”(Doomsday Clock)는 2010년 1월 14일에 자정 5분전에서 6분전으로 1분 뒤로 물러갔습니다. 밤 11시 54분... 그러나 과연 종말이 더 늦춰진 것일까요?
성경은 종말의 때가 있음을 계속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말세의 한 현상입니다. “난리와 난리 소문을 듣겠으나 너희는 삼가 두려워하지 말라.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 아직 끝은 아니니라.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은 재난의 시작이니라” (마태복음24:6-8). 과연 무엇이 종말의 클라이막스가 되어 인류의 역사를 끝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는 아이티의 재난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미약한 힘이나마 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다만 감사한 것은 아이티의 지진은 종말을 잊고 살기 쉬운 우리들에게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우쳐 주는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나의 종말(죽음)도 아이티의 지진만큼 불현 듯 다가올 수 있는데, 과연 우리는 그 순간을 잘 준비하고 있습니까? 그 마지막 후에 최후의 심판이 있고 영원한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크리스천은 종말을 넘어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죽음과 종말 다음에 갈 곳이 준비된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